서북도서 北해안포 폐쇄 포착…완충수역 시행 대비한 듯

입력 2018-10-30 15:33
서북도서 北해안포 폐쇄 포착…완충수역 시행 대비한 듯

北, 완충수역 인근 250~300여문 중 50~60여문 먼저 폐쇄

9·19 군사합의서 이후 北 경비정 서해 NLL 접근 안 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서해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 합의 시행 이틀을 앞둔 30일 해안포의 포문을 폐쇄한 징후가 한미 연합자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 복수의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서해 완충수역 일대 전방에 설치된 해안포 포문을 폐쇄하는 징후가 한미 연합자산으로 포착됐다"면서 "북한군은 갱도 입구가 개·폐식으로 이뤄진 해안포 진지는 입구를 닫았고, 갱도가 개방된 진지에는 철문으로 입구를 막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서해 완충수역 일대에는 수백여 문의 해안포가 배치되어 있다"면서 "이 가운데 서북도서와 그 해안을 직접 위협하는 해안포 수십여 문이 먼저 폐쇄됐다"고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서북도서를 사정권에 둔 북한 해안포를 정밀 감시하고 있다. 한미 연합 감시망에 이들 해안포 포문 폐쇄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서해 완충수역 일대 해안에 130㎜(사거리 27km), 76.2㎜(사거리 12km) 등 250~300여 문의 해안포를 설치했다. 일부 지역에는 152mm(사거리 27㎞) 지상곡사포(평곡사포)도 배치됐다.

이 가운데 서북도서와 그 해안을 직접 사정권에 둔 해안포는 50~60여 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서북도서와 그 해안을 직접 위협하는 해안포는 모두 폐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완충수역 일대의 나머지 해안포에 대한 포문 폐쇄 작업도 진행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서해 완충지역에 대한 합의사항 시행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조치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내달 1일부터 해안포 포문을 폐쇄해야 한다. 해안포와 황해도 내륙지역에 있는 모든 포에 대해서도 서해 완충수역으로 사격하는 것도 전면 중지된다.

그간 우리 군은 북한군이 해안포 포문을 폐쇄하는지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한편, 북한 경비정은 '9·19 군사합의서' 체결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로 접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사실상 행동을 유의하면서 물리적으로는 사실상 (NLL을)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 함정들은 국제상선공통망을 이용해 하루 1~2차례 남측 선박에 대해 자신들의 '서해 경비계선'을 침범하고 있다는 통신(부당통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9월 초에는 하루 7~8회 경비계선을 주장하는 부당통신을 했지만 10월부터는 하루 1~2회가량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와 관련,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감에서 '북한이 NLL을 인정하고 있느냐'라는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 질의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밑의 실무자들은 거기까진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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