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환경 위협 부산항 빈 컨테이너 실태조사

입력 2018-10-30 13:31
국민건강·환경 위협 부산항 빈 컨테이너 실태조사

해수부, 항만공사·검역본부 등과 합동조사 후 개선방안 마련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온갖 쓰레기와 폐기물에다 해충까지 나와 트레일러 기사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부산항의 빈 컨테이너 유통실태를 정부가 합동 조사한다.

부산해양수산청은 부산항만공사, 농림축산검역본부 등과 함께 11월 한 달간 부산신항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을 대상으로 빈 컨테이너 현장 조사를 벌인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한다.



부산해수청 임영훈 항만물류과장은 "외국에서 수입된 빈 컨테이너에서 유해 외래 생물들이 지속해서 발견되고, 청소나 수리가 안 된 불량 컨테이너에 대한 운송 기사들의 불만이 높아 제도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조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는 컨테이너 운송과 터미널 운영에 익숙한 전문검사 인력 3명을 투입해 터미널에서 빈 컨테이너가 반출되기 전에 그 안에 어떤 쓰레기나 폐기물, 외래 생물이 있는지, 수리 정도 등을 상세하게 살필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조사 기간에 4차례에 걸쳐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정부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합동점검도 벌일 방침이다.

또, 항만공사와 함께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용역을 줘 국가별·선사별 문제점을 분석하고 외국 항만의 사례들도 조사해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해수청과 항만공사가 7월에 벌인 1차 실태조사에서는 외국서 온 빈 컨테이너의 44%가 불량해 트레일러 기사들이 청소나 수리를 떠맡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선박에서 부산항 각 터미널에 내려진 빈 컨테이너들은 아무런 내부 검사 과정 없이 그대로 장치장에 쌓여 있다가 국내 수출기업에 전달된다.

트레일러 기사들은 컨테이너 속에 성분도 모르는 가루, 흙덩이와 먼지, 건축 폐자재, 헌 옷가지 등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이 든 경우가 허다하고 바퀴벌레, 사마귀, 좀, 지네, 개미 등 각종 벌레까지 돌아다닌다고 주장한다.



전국 항만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붉은불개미가 유입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임 과장은 "해운선사들이 수입화물에 대해 컨테이너 청소비를 받으면서도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청소와 수리를 떠넘기는 횡포를 부린다는 지적이 있다"며 "용역에서 이 부분도 조사해 개선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수입화주들은 "선사들이 20피트짜리는 2만5천원, 40피트짜리는 4만원가량의 청소비를 받으면서도 청소나 수리를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해수청과 항만공사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빈 컨테이너 유통실태를 조사해 항만노동자의 건강과 환경에 위협이 되는 요소들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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