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차례 맥아더 동상 불지른 반미단체 간부 2명 입건
집시법 위반·특수재물손괴죄…방화죄 적용도 검토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반미성향 단체 소속 목사가 올해 7월에 이어 또다시 맥아더 장군 동상 화형식을 한다며 인천 자유공원에서 불법 집회를 했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반미성향 단체인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A(61) 목사와 대전충남본부 준비위원장 B(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A 목사 등은 23일 오전 3시께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내 맥아더 동상 옆에서 불법 집회를 하고 동상을 받치는 돌탑 일부를 불에 그을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맥아더에서 트럼프까지 신식민지체제 지긋지긋하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맥아더 동상 앞에 걸고, 동상 옆에 헝겊 더미를 쌓아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질렀다.
경찰은 이 불로 인근 나뭇가지가 탄 점으로 미뤄 A 목사 등에게 자기소유 일반물건 방화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형법 제167조에 따라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불을 놓아 건조물 등을 태우고 공공의 위험을 일으킨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인화 물질을 많이 태워서 인근 나뭇가지에까지 불이 붙은 자국이 있다"며 "불이 다른 곳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었던 걸로 보고 정밀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상 받침대가 고열에 의해 녹아내렸기 때문에 동상 관리 주체인 인천 중구청을 피해자로 해서 특수재물손괴죄를 적용했다"며 "특수재물손괴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어 방화죄가 적용되지 않더라도 처벌 정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A 목사 등은 경찰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화형식이라는 일종의 퍼포먼스이지 방화 의도는 없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올해 7월에도 자유공원 내 4m 높이의 돌탑에 올라가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지르고 불법 집회를 했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당시 이들이 인적이 드문 새벽에 불을 질러 공공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방화죄는 적용하지 않았다.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을 지휘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7년 9월 설치됐다. 소유권은 맥아더 장군 가족이, 관리권은 중구청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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