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금개혁 수정 불가피할 듯…"테메르 개혁안은 누더기"

입력 2018-10-30 05:20
브라질 연금개혁 수정 불가피할 듯…"테메르 개혁안은 누더기"

무디스·피치, 보우소나루 당선인에 신속한 연금개혁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연금개혁이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연금개혁안에 대대적인 손질이 가해질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 진영의 고위 관계자는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 정부가 마련한 연금개혁안을 '누더기'로 표현하면서 "테메르식 연금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경제 참모들 사이에 현재의 연금개혁안 내용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새 정부 출범 후 새로운 연금개혁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대선 1차 투표와 함께 치러진 연방의원 선거에서 선출된 하원의원 가운데도 상당수가 테메르 정부의 연금개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테메르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연방의회에 넘겨졌으나 대선 일정 등을 이유로 표결은 미뤄진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은 브라질에 연금개혁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IMF는 "브라질이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연금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연금개혁은 장기적으로 브라질의 재정을 안정시키고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피치는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당선이 확정되자 "브라질의 새 정부는 연금개혁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디스의 사마르 마지아드 부대표는 "내년에 연금개혁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해야 브라질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 사이에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일제히 정크 수준으로 강등한 상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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