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장 "훈민정음 상주본 자진반납시 명예회복 검토"

입력 2018-10-29 18:37
수정 2018-10-29 22:57
문화재청장 "훈민정음 상주본 자진반납시 명예회복 검토"

국립중앙박물관장 "개인감정 때문에 상할까 우려…지혜 발휘"

안민석 의원 "결단 내릴 때…적극적인 대화로 문제 풀어야"

(서울=연합뉴스) 이웅 한지훈 기자 =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29일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 씨가 상주본을 자진해서 국가에 귀속한다면 명예회복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의 가장 큰 목표는 국보보다 소중한 유산을 안전하게 국민의 품으로 돌려받는 것"이라며 "지난 10여년 간 (배 씨와의) 면담을 37회 했을 정도로 끈질기게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희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상주본은) 법률적으로 배 씨가 소지자가 아니고 원래 소지자였던 상주본의 원주인이었던 조용훈 씨가 문화재청에 기증한 국가유산이다. 이미 승계집행문을 2016년에 받아서 적법한 소유권이 저희에게 있다. 다만 그 유물의 안전을 위해 참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계속 노력은 하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불법 은닉하는 배 씨에게 명예회복의 명분을 드릴 수는 없다"며 "다만 만약에 자진해서 상주본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시면 최초의 문화재 발견자로서 명예회복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상주본은) 보존 자체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혹시 개인적 감정 때문에 상할 수가 있다"며 "지혜를 발휘해서 감정을 가라앉히고 귀중한 국가유산을 보존하는 데 개인(배 씨)이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문체위원장은 "신중하지만 결단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다. 오늘을 계기로 이 문제가 계속 평행선을 그을 수 없다는 판단은 얻은 것 같다"며 "적극적인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 씨는 이날 앞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1천억원을 받아도 주고 싶은 생각이 사실 없다"며 상주본을 국가에 귀속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abullapia@yna.co.kr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1천억 받아도 주고싶은 생각없다"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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