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축구단 리일송 "자주 오가며 정을 나눴으면 좋겠네요"
강원도 선발팀 상대로 선제골·결승골 작렬…"이겨서 기뻐요"
(춘천=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꼭 우승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구, 선생님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라운드에서는 야생마처럼 뛰어다녔지만 취재진 카메라 앞에 서자 수줍은 '14살 청소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북한 4·25 축구단의 최전방 공격수 리일송(14)은 29일 강원도 춘천시 송암레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 A조 개막전에서 강원도 선발팀을 상대로 2골을 몰아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8월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대회에서도 뛰었던 리일송은 2개월여 만에 그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과 다시 만났고 멀티골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 앞에 나선 리일송은 자신에게 집중된 카메라가 부담스러운 듯 수줍게 웃음을 지었지만 자기 생각을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리일송은 경기를 마친 소감을 묻자 "오늘 경기에서 골을 넣어서 기쁘다"라며 "선수들이 마련해준 골을 넣어 팀이 승리한 게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구들, 선생님들께 꼭 1등을 해서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처음 경기를 펼친 느낌에 대해선 "심판이 우리 말로 진행해서 정말 편했다"라며 "의사소통이 편했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반칙을 해도 영어가 잘 안돼서 불편했는데 우리 민족 심판이 있어서 편안했다"고 설명했다.
리일송은 특히 "(한국에) 와보니 별로 멀지도 않았다. 앞으로 자주 오가면서 경기도 치르고 서로 정을 나눴으면 좋겠다"라며 "같은 민족 음식이라 먹는 것도 입에 맞는다. 특히 김치가 맛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강원도 선발팀의 경기력이 약하지는 않았다"라며 "서로 잘해서 결승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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