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환자, 집계는 17만명…실제는 25만~50만명 추정"
"심해지면 삶의 질 크게 악화…민간요법 의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집계된 건선 환자는 17만명이지만 유병률 등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최소 25만명에서 최대 5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대한건선학회는 전 세계 건선 유병률(2~3%)과 인종과 민족, 지리적 차이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건선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0.5~1% 정도인 약 25만~5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29일 밝혔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으로 국내에서 건선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난해 17만명에 불과했다. 면역체계 이상과 관련된 건선을 단순 피부질환으로 오인해 병원을 찾지 않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유성 건선학회 홍보이사(울산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국내 건선 환자의 치료 현황에 대한 데이터는 연구마다 다르지만, 최소 15~20% 정도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숨은 환자에 대한 진단과 올바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선은 피부에 울긋불긋한 발진이 생기면서 은백색 비늘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비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이다. 팔꿈치·무릎·정강이·엉덩이·두피 등에 잘 생기며 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갈라짐 등의 통증을 동반한다. 각질과 피부 변색, 전염병으로 오인하는 사회적 시선 등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무좀·습진·피부건조증 등과 초기 증상이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발병하면 호전·악화를 반복해 수십 년간 질환이 지속하므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건선학회는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온라인 등에서 환자 대상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홈페이지에 건선 환자를 위한 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해 시중에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건선이 전염된다거나 쑥과 창포잎 등이 효과가 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건선학회는 강조했다.
박혜진 건선학회 기획이사(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직도 민간요법 등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기대는 건선 환자들이 많다"면서 "잘못된 치료는 오히려 건선을 악화하거나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므로 처음부터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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