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기술이 기업에 1억원에 팔렸다

입력 2018-10-29 15:49
수정 2018-10-29 16:56
대학원생 기술이 기업에 1억원에 팔렸다

울산과기원 전동호씨 개발한 친환경 건설재료 제조기술…경상 기술료도 받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대학원생이 개발한 기술이 기업에 1억원에 팔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대학원생이 개발한 건설재료 제조기술을 기업체에 이전하고 기술이전료 1억원을 받는다고 29일 밝혔다.

UNIST는 지난달 경량 패널 생산업체인 하우이씨엠에 '플라이애시(Fly Ash) 기반 무(無) 시멘트 결합재 제조기술' 2건을 이전했다.

그 대가로 기술이전료 1억원을 먼저 받고, 해당 기술을 적용해 발생하는 총매출액의 1.5%를 경상 기술료(발명자 보상금)로 지급받기로 했다.

하우이씨엠은 이전받은 기술로 콘크리트 2차 제품인 블록과 경량골재 시범 생산에 성공했으며, 현재 경량골재 대량 생산 설비를 설립하고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주인공은 도시환경공학부 대학원생인 전동호(26)씨와 지도교수인 오재은 교수다.

전씨는 석탄 화력발전 부산물인 플라이애시를 활용한 친환경 건설재료 연구에 참여하고자 학부 3학년이던 2014년부터 오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십을 시작했다.

플라이애시는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산업 부산물이다. 시멘트 없이 플라이애시와 수산화칼슘을 활용해 고강도 결합재를 제조할 수 있어 시멘트 대체재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플라이애시는 반응성이 낮아 해외 재료보다 강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전씨는 플라이애시 강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심하던 중 탄산칼슘(CaCO₃)을 형성하는 반응을 이용하면 압축강도를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소 생소한 방법이었지만, 이 교수는 흔쾌히 연구를 지도했다.

결국 이 방식으로 제조된 결합재는 기존보다 5배가량 높은 강도를 보였다.

전씨와 오 교수가 그 결과를 분석해 작성한 연구논문은 2015년 건설 분야 권위지인 '시멘트 앤 콘크리트 리서치'(Cement and Concrete Research)에 게재됐다.

전씨는 대학원 진학 이후 관련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2건을 추가 발표했고, 올해 6월에는 한국콘크리트학회에서 우수논문 발표상을 받았다.

오 교수는 "전동호 학생이 개발한 기술은 짧은 양생 시간만으로도 높은 강도를 발현하는 무 시멘트 결합재 기술로써, 건설 분야에서 요구되는 가격경쟁력과 경량성을 모두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전씨는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이 실제로 산업과 환경에 도움 되는 기술로 거듭나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건설 분야에 이바지하는 실용적 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hk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