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종료…여야, 평양선언·특별재판부·고용세습 전방위 대치

입력 2018-10-29 11:10
수정 2018-10-29 15:51
국감 종료…여야, 평양선언·특별재판부·고용세습 전방위 대치

겸임 상임위인 운영·정보·여성위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별도 감사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김연정 김동현 차지연 김보경 기자 = 여야는 20일간의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 비준과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전방위로 충돌했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 기획재정위, 외교통일위 등 13개 상임위원회에서 일제히 종합감사를 열어 앞선 국감 기간 미흡하게 다룬 분야를 재점검했다.

외교통일위와 국방위의 통일부·국방부 등을 상대로 한 감사에서는 정부의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 비준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논리 대결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남북 합의문서는 국가 간 조약과 다르므로 남북관계발전법을 따르기 때문에 이들 두 합의는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포함돼 있지 않아 국회 동의 없이 비준한 것이라 밝혔지만, 자유한국당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 간 조약에 해당되므로 헌법 규율에 따라 비준에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며 위헌이라고 맞섰다.

법무부와 대법원, 법제처 등에 대한 법사위의 감사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 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정한 재판을 위해 특별재판부 설치는 불가피하다며 자유한국당이 특별재판부 설치를 막아 사법농단 세력을 보호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특별재판부 설치는 3권분립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며 특별재판부가 설치된다면 법치주의의 생명인 법적 안정성이 흔들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여야 의원들은 평양공동선언 비준에 대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는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과 금리 인상 필요성 등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은 소득주도성장이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옹호한 반면, 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 어려움 등을 다시 거론하며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하강 국면의 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을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문제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을 상대로 한 행정안전위 국감에서는 서울교통공사의 직원 친인척 정규직 전환으로 촉발된 '고용세습' 의혹이 주요 쟁점이었다.

한국당은 '가족 고용세습' 의혹을 거듭 부각하며 민주당의 공공기관 고용세습·채용특혜 의혹 국정조사 수용을 재차 촉구한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이 '의혹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부터 지켜봐야 한다고 맞섰다.

국토교통위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도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고용세습·채용특혜 의혹과 단기일자리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또,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추진 중인 남북철도 연결 사업을 둘러싸고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강조하는 여당과 연내로 예정된 착공식을 비핵화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한국당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감사에서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졌으며, 산업부 산하 일부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재직자 친인척이 포함된 것도 검증 대상에 올랐다.

오후 국감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 최근 논란이 된 연구법인 분리와 한국 철수설 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 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이날 오전 돌연 사직서를 제출한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밖에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는 문재인 케어와 국민연금 개편안이 도마 위에 올랐고, 교육부에 대한 교육위 감사에서는 '사립 유치원 비리' 문제가 여전히 추궁 대상이었다.

환경노동위의 환경부와 기상청 등에 대한 감사에서는 실내 라돈 규제, 가습기살균제 후속 대처, 물관리일원화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나 장관 교체를 앞둔 가운데, 김은경 장관은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25일에 이어 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박천규 환경부 차관이 대신 출석했다.

한편 국회 운영위, 정보위, 여성가족위 등 3개 겸임 상임위는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별도의 일정으로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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