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평화협상 위해 탈레반 최고위 지도자 석방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임란 칸 총리의 파키스탄 정부가 탈레반과 미국과의 평화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탈레반 공동창설자를 포함해 조직의 최고위 지도자 2명을 석방했다고 더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지난주 파키스탄 교도소에서 석방된 이들 2명은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에 이어 조직의 2인자였던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또 다른 고위간부인 물라 압둘 사마드 사니로 이들은 미국과 파키스탄 정보당국의 합동작전으로 8년 전 체포됐었다.
이들은 지난주 카라치 교도소로부터 '조용히' 석방된 후 국경을 넘어 인접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에 합류했으며 이들의 석방은 이달 들어 카타르의 탈레반 정치대표부에서 열리고 있는 탈레반과 미 외교관들 간의 2차 평화협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의 한 고위 군사간부는 더타임스에 "우리를 창설한 지도자인 바라다르가 아프간의 탈레반에 합류했으며 이는 획기적인 진전으로 우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부는 "그는 가족과 재합류했고 우리의 고위 지도부는 그를 환영했다"면서 "그가 주요 직책을 맡게 될지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평화협상에 대한 파키스탄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바라다르의 역할은 파키스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한 정보관리는 바라다르가 새로운 정국에서 정치적 지분을 가진 핵심 인물로 평화협상에서 파키스탄이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바라다르는 지난 2010년 체포될 당시 미국과의 협상 타진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한 전직 정보관리는 바라다르가 파키스탄을 따돌리고 대화를 모색하려다 파키스탄 측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탈레반이 아프간 내 거점을 다시 회복한 후 파키스탄 내 탈레반 가족들이 아프간으로 옮겨 갔으며 탈레반에 대한 파키스탄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아직 탈레반과 그 지도자들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서방측은 판단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월 파키스탄이 탈레반에 대한 비밀 지원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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