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떨어진 넥센 불펜, 힘 비축한 SK 대포에 '와르르'

입력 2018-10-28 17:49
힘 떨어진 넥센 불펜, 힘 비축한 SK 대포에 '와르르'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8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의 관전 포인트는 1차전을 내준 넥센 히어로즈가 계투책으로 SK의 대포를 어떻게 묶느냐였다.

넥센은 27일 1차전에서 박정권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홈런 4방을 맞고 8-10으로 졌다.

넥센도 홈런 3방을 가동해 SK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였지만, 9회말에 터진 '가을 사나이' 박정권의 한 방에 무릎을 꿇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경기 전 선발 투수 에릭 해커에게 최대한 긴 이닝을 맡기겠다고 했다.

이는 달리 말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등 5경기에서 불펜을 소진한 탓에 공격적으로 계투 작전을 펼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우완 강속구 투수 안우진은 PO 2차전에도 대기했지만, 웬만하면 그를 기용하지 않겠다고 장 감독은 덧붙였다. 선수 보호를 위해서다.

장 감독은 원하는 목표대로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 이내에서 끝내 SK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대결을 펼칠 수 있다고 봤으나 정규리그가 끝난 뒤 14일간 체력을 비축한 SK의 파워는 예상을 능가했다.

해커는 1-2이던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정권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끝내기 홈런으로 좋은 타격감각을 보인 박정권을 5번 타자로 기용해 넥센 마운드를 압박했다.

이미 해커의 투구 수가 90개를 넘긴 상태에서 껄끄러운 박정권에게 헌납한 볼넷은 결국 패배의 빌미가 됐다.

해커가 던진 98번째 공은 예리하게 가라앉지 못했고, 이재원은 이를 힘으로 걷어 올려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타선이 SK 마운드에 꽁꽁 묶인 터라 쫓는 넥센의 처지에선 1-2와 1-4는 천양지차였다.



오주원마저 7회 최정에게 솔로포를 허용해 게임은 사실상 끝났다.

넥센 투수와 포수들은 1차전에서 볼 배합의 실패를 연구하고 2차전에 임했다. 하지만 또 홈런 3방을 내주고 힘에서 SK 타자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역시 어깨를 싱싱하게 회복한 SK 투수진에 넥센 타선은 철저히 당했다.

SK는 선발 투수 메릴 켈리가 손 저림 현상으로 4회만 던지고 강판하는 돌발 상황에 직면했다.

힐만 SK 감독은 두 번째 투수인 윤희상의 상태가 좋지 않자 곧바로 김택형을 1사 1, 2루 실점 위기에서 투입했고, 김택형은 김규민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요리해 최대 고비를 넘겼다.





김택형으로부터 7회 배턴을 받은 정영일은 시속 140㎞대 후반의 힘 있는 공으로 넥센 타선을 힘으로 제압했다. 빗줄기가 오락가락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서 진행된 2차전에서 빠른 공의 위력은 더욱 배가됐다.

SK 투수 6명은 넥센 타선을 산발 5안타로 봉쇄했다.

정규리그 상위 팀에 더 많은 휴식을 주는 KBO리그만의 독특한 포스트시즌 제도의 덕을 SK가 톡톡히 봤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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