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기온, 비·우박·천둥…머쓱한 가을 휴일
고속도로는 단풍놀이 차량으로 곳곳 붐벼…밤늦게 정체 해소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일요일인 28일은 기온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오락가락 쏟아지는 비에 강한 바람, 우박까지 가을의 정취보다는 을씨년스러움이 서울 도심에 가득했다.
고속도로는 비교적 날씨가 맑았던 남쪽 지역으로 단풍놀이를 다녀오는 차량으로 곳곳에서 정체를 빚어 대조를 이뤘다.
서울은 이날 아침 최저기온 6도, 낮 최고기온 13.5도를 기록했으며 곳곳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주요 도시별 낮 최고기온은 인천 15.6도, 수원 16.1도, 강릉 14.7도, 대전 16.3도, 천안 15.6도, 전주 18.9도, 광주 18.8도, 제주 21.1도, 대구 17.9도, 부산 18.3도, 창원 18.1도 등으로 평년(15.9∼20.4도)보다 다소 낮았다.
지역별 강수량은 경기 파주 16.2㎜, 서울 도봉 7.5㎜, 강원 원주(신림) 20.5㎜, 영월 13.5㎜, 춘천 11.9㎜, 충남 보령 15.7㎜, 대전 12.2㎜ 등을 기록했다.
비가 내리면서 낮 기온이 충분히 오르지 못하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서울 북부 지역과 경기도 수원, 고양 등에는 한때 우박이 쏟아지기도 했고, 천둥과 번개가 치는 곳도 있었다.
강원 일부 지역 등 중부 내륙과 산지에는 곳곳에 서리가 끼거나 얼음이 어는 등 초겨울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한창 가을을 즐길 즈음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밀린 일을 할 겸 광화문 한 카페를 찾았다는 직장인 한 모(27) 씨는 "우산이 날아가려 할 정도로 바람이 거셌다"며 "문가에 자리를 잡았더니 카페 문이 열릴 때마다 춥다"고 말했다.
궂은 날씨에도 도심 곳곳에는 가을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상당수가 트렌치코트나 니트 등으로 단단히 차려입었고, 패딩을 입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는 걷기 축제가 열려 참가자들이 아쉬운 대로 가을의 기운을 즐겼고, 서울광장에서는 참가자들이 서울시가 마련한 '건강 한마당' 행사에서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주말을 맞아 '차 없는 거리'가 된 광화문 광장에서는 각종 행사가 열렸고, 촛불집회 2주년을 기념한 사진전도 마련돼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단풍철을 맞아 나들이 차량이 늘면서 고속도로는 다소 혼잡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437만 대로 추산되며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2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7만 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55.9㎞, 부산 방향은 7.6㎞ 구간에서 차들이 시속 40㎞ 이하로 주행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 부산 방향 23.3㎞,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34.6㎞,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27㎞,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 22.8㎞ 구간도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오후 4시 요금소 출발을 기준으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5시간, 울산에서 서울까지 4시간 52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측은 "단풍철과 여행 주간을 맞아 도로에 차가 늘어 교통 상황이 혼잡하다"며 "지방 방향은 비교적 소통이 원활하며 서울 방향 정체는 오후 5∼6시 절정에 달했다가 밤 11∼12시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