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머금은 단풍…울긋불긋 산천에서 '낭만 주말' 즐겨
단풍 명소마다 인파 북적…가을꽃·갈대 축제도 인기
(전국종합=연합뉴스) 10월의 마지막 주말인 28일 전국의 산과 들에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나들이 행렬이 이어졌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을비가 내렸지만 이내 그쳐 행락객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고 단풍은 물방울을 머금고 더욱 찬란한 자태를 뽐냈다.
강원도에는 산발적으로 비가 내려 기온이 떨어졌지만, 단풍이 곱게 물들어 운치 가득한 풍경을 연출했다.
국립공원 설악산에는 전날 3만2천여명이 찾은 데 이어 이날 오전에만 2만1천명 넘게 찾아 우중 산행을 했다.
설악동 진입로는 차량으로 붐볐고, 오색지구와 한계령에도 행락객을 태운 차량이 줄을 이었다.
설악산 단풍은 설악동, 비선대, 백담사 등 산 아래까지 내려와 만산홍엽을 이뤘다.
오대산 국립공원에도 계곡을 따라 가을이 빚어낸 형형색색의 등산로를 걷는 여행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치악산 국립공원을 비롯한 도내 크고 작은 산에도 가을 풍경을 벗 삼은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진 최전방 양구군 동면 돌산령 일대는 눈이 수북이 쌓여 한겨울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단풍이 산기슭까지 물든 충북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오후 1시까지 1만2천명이 입장, 산행과 산책을 하며 울긋불긋한 '단풍 세상'을 감상했다.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궂은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는 6천명의 탐방객이 찾았다.
월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단풍이 절정을 지나 막바지에 달한 어제와 오늘 많은 탐방객이 몰려 절경을 즐겼다"고 전했다.
단풍 명소로 유명한 경북 영주 소백산과 청송 주왕산에는 아침 일찍부터 형형색색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등 높이 1천m 이상 산들이 이어져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울산 울주군 '영남 알프스'와 지리산, 가야산 등 다른 국립공원에서도 등산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산행에 나섰다.
가을꽃과 갈대 등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축제도 곳곳에서 열렸다.
'11만 그루 국화 이야기가 시작된다'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25일 개막한 창원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에는 진한 국화 향에 취하려는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온통 오색 국화로 물든 마산 어시장 장어거리 일대 방재언덕에서는 방문객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가을꽃 천지인 거제섬 꽃축제에도 나들이객 발길이 잇따랐다.
'꽃을 품은 섬, 거제愛(애) 취하다'라는 주제로 거제 농업개발원에서 열린 이 축제에 많은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찾아 국화와 코스모스 등 가을꽃을 즐겼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문의면 청남대에는 8천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입장, 향기로운 국화 향에 흠뻑 취했다.
이들은 본관 등 주요 시설을 둘러보면서 지난 20일 개막한 국화축제를 즐겼고, 청남대 내 여러 대통령길에서 대청호의 빼어난 풍광도 감상했다.
청남대에서는 국화 74종 1만1천 그루와 초화류 3만3천500 그루, 야생화 150 그루, 남북정상회담 사진 70점, 충북 미술작가 작품 60점을 감상할 수 있는 국화축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천만송이 국화축제가 열리는 전북 익산시 중앙체육공원 일대에서도 국화가 샛노랗게 만개한 채 진한 향기를 뿜어내 관광객을 유혹했다.
수천 명의 관광객이 국화로 만든 미륵사지석탑, 왕궁리5층석탑, 유리제사리병, 6천㎡ 규모의 백제왕궁, 25m 크기의 백제왕도문, 복돼지 모형 등을 둘러보고 백제왕궁 포토존에서 추억을 담았다.
이날 폐막한 강진군 갈대축제에는 축제 기간(20∼28일) 7만여명이 강진만을 찾아 갈색 갈대와 함께 무르익어가는 가을 낭만을 만끽했다.
자전거 도로를 누비며 주변 경관을 마음껏 구경해 볼 수 있는 자전거 타기 체험, 전기차로 코스모스밭 구경하기 체험은 물론 장어잡기 체험장도 마련돼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지역 특산물인 붕장어를 맛볼 수 있는 부산 기장 붕장어축제, 제주의 신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주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1회 JDC 제주신화페스티벌' 등에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아 깊어가는 가을을 즐겼다.
(홍현기 박재천 이상학 최영수 이승형 여운창 황봉규 박주영 조정호 변지철 최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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