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北 송일호, '북일 정상회담 협상 진전 없다' 말해"
방북 일본인에 "일본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 전혀 없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 북한과 일본 사이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해 송일호 대사를 만난 일본인 가네마루 신고(金丸信吾·73) 씨는 통신에 송 대사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북한과 일본이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며 북일 정상회담의 실현으로 이어질 만한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가네마루 씨에 따르면 송 대사는 7월 중순 베트남 호찌민에서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정보관이 김성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 책략실장과 접촉한 것에 대해 "계절 인사를 한 정도다. 일본측이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본 자세만 말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송 대사는 '생존해 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없다'는 기존의 북한 입장을 반복하며 북일 정상회담의 실현을 위해서는 일본이 식민지 지배의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성의있는 사죄'를 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로부터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구체적인 제안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일본 정부 당국자와 만날 용의가 있으며 일본의 초당파 국회의원들이 북한을 방문하면 전면적으로 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네마루 신고 씨는 1990년 '북일수교 3당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던 가네마루 신(金丸信.1996년 작고) 전 일본 부총리의 차남으로, 1990년 당시 아버지의 비서로 북한과의 협상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야마나시(山梨)현 인사들과 함께 지난 23~27일 북한을 방문했다.
북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북한과 일본 사이의 대화는 납치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일본과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돼 더 해결할 것이 없다는 북한 사이의 입장차가 커서 난항을 겪고 있다.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유엔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과 일본 참가자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NHK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인권문제를 다룬 유엔 위원회의 회의에서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의 리성철 참사관은 일본이 식민지시대 때부터 북한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해왔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우리들(북한)의 진지한 노력에 의해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측 참가자인 스즈키 요리코(鈴木譽里子) 공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북한이 모든 납치 피해자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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