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美총기난사범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 적개심 표출
극우사이트 계정 반유대주의 게시물 빈번…범행 직전 "들어간다" 적어
"트럼프에 투표하지 않아…유대인 들끓는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27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기를 난사해 사망 최소 11명 등 17명의 사상자를 낸 용의자 로버트 바우어스(46)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을 자주 표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건장한 체격의 백인 남성인 바우어스는 극우 인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플랫폼 '갭닷컴'(Gab.com) 계정의 자기 소개란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Jews are the children of Satan)이라고 적었다.
이 계정에 올린 다른 포스팅에서는 유대인이 미국을 지배하고 있음을 넌지시 내비치는 경우도 많았다.
바우어스는 또 총기 난사 수 시간 전에는 갭닷컴에 유대인 난민의 미국 정착을 돕는 비영리단체인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 웹사이트를 게시하면서 "HIAS는 우리 국민을 죽이는 침략자들을 들여오길 좋아한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내 국민이 살육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다. 나는 들어간다(I'm going in)"라고 적었다.
美총기난사범 "유대인은 설탕을 입힌 악마"…최소 11명 사망 / 연합뉴스 (Yonhapnews)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바우어스는 시너고그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할 당시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우어스는 이와 함께 다른 사용자들이 올린 반유대주의 성향 게시물도 자주 퍼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여기에는 유대인 학살의 상징적 장소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대한 조작된 이미지도 포함돼 있었고, 다른 게시물에는 "눈을 크게 떠라. 추잡하고 사악한 무슬림들을 이 나라로 들여오는 것은 추잡하고 사악한 유대인들"이라고 적혀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대인 남성들이 쓰는 모자를 쓴 한 남성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시물도 있었다.
이와 관련, 바우어스는 가끔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총기 난사 이틀 전 그는 갭닷컴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nationalist)가 아니라 세계주의자(globalist)"라며 "(유대인들이) 들끓는 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쓰는 구호)는 없다"고 적었다.
그는 또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그에게 투표하지도 않았고 'MAGA 모자'를 소유하지도 쓰지도 심지어는 만지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CNN 방송에 바우어스는 총기 소지증을 갖고 있으며 1996년 이후 최소한 6건의 총기 구매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범죄 기록은 없었다. NYT는 2015년 교통 위반 기록만 검색됐다고 전했다.
바우어스는 약 한 달 전에는 사격장에서 한 사격 연습의 결과물로 보이는 사진들과 권총 세 자루의 사진도 갭닷컴 계정에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바우어스는 이날 시너고그 난입 당시 최소 권총 세 자루와 돌격용 자동 소총 한 자루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진에 나타난 권총과 같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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