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4년 군부통치' 태국서 반정부 랩 인기 폭발
뮤직비디오 공개 5일 만에 600만뷰…당국 경고가 되레 촉매제 역할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쿠데타로 4년째 군부 통치가 이어지는 태국에서 반정부 랩이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한 것이 오히려 촉매가 돼 관련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불과 5일 만에 600만뷰를 훌쩍 넘어섰을 정도다.
27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독재에 반대하는 랩'이라는 그룹이 지난 22일 '우리나라는'이라는 제목의 랩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젊은 래퍼 10명이 5분14초 분량으로 만든 이 뮤직비디오는 "당신은 이 빌어먹을 나라가 어떤지 모른다. 모두 알려주겠다"는 가사로 시작한다.
래퍼들은 "이 나라는 폭력배에 의해 통치권이 빼앗겼다"면서 "우리는 진실을 덮어주거나 총알을 삼키는 것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노래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유가 있다고 말하지만, 선택권을 주지 않고 목에 총을 겨눈다"면서 1976년 방콕의 탐마삿 대학에서 벌어진 시위학생 집단 학살 사건인 '탐마삿 학살'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영상을 배경으로 깔았다.
또 반정부 인사 체포 등 정치적 탄압과 부유층과 권력자들이 처벌을 면하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다뤘다.
래퍼들은 마지막으로 "분리통치가 독재자의 최고 술수"라면서 단결을 촉구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이끄는 군부정권에 공개적으로 맞서는 첫 노래인 셈이다.
소셜미디어를 타고 이런 용기가 전해지자 뮤직비디오가 인기몰이를 시작했고 칭찬과 지지하는 글이 쇄도했다.
그러자 태국 군부가 26일 대변인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또 경찰은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관련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며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이 같은 경고가 반정부 뮤직비디오를 홍보하는 역효과를 27일 오후 3시 현재 620만뷰를 돌파했고, 구독자도 8만8천 명을 넘어섰다.
쁘라윳 총리는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5월 극심한 정치적 갈등과 분열 속에 질서유지를 명분으로 쿠데타를 선언하고, 잉락 친나왓 정권을 축출한 뒤 집권했다.
이후 개헌 후속 입법과 푸미폰 전 국왕 서거 및 장례식 등을 이유로 총선을 계속 연기해온 쁘라윳 총리는 내년 2월 24일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총선 이후 정치를 계속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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