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美국가정보국장 "명백한 테러…비판자 목소리 침묵 못 시켜"
'폭발물 소포' 타깃 중 한명 "트럼프, '난폭하고 무례한 대화' 책임 통감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26일(현지시간) 반(反) 트럼프 진영을 타깃으로 최근 발생한 '연쇄 폭발물 배달' 사건과 관련, 자국인에 의한 '국내 테러'로 규정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결코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직한 클래퍼 전 국장도 이번 사건의 '타깃' 중 한 명이다. 연방수사국(FBI)은 뉴욕의 우편시설에서 'CNN에 있는 제임스 클래퍼'라고 수신자가 적힌 소포가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앞서 타깃이 된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전 국장과 마찬가지로 CNN방송의 평론가로 자주 출연한 인사이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날 CNN에 이번 사건의 타깃이 된데 대해 별로 놀랍지 않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겨냥한 이번 사건은 "명백하게 '국내 테러'(Domestic Terrorism)"라고 말했다.
'국내 테러'는 외부 테러 세력이 아니라 내국인에 의해 자행된 테러라는 뜻이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하다"며 "그러나 이것이 행정부 반대자들을 침묵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거친 언사(레토릭)'와 이번 소포 간에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의 무례함과 난폭함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클래퍼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사라면 폭발물 배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편물 등에 대한 사전 예방조치를 취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브레넌 전 CIA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가 사회 분노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언론 탓'을 하자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남 탓은 그만하고 거울을 들여다 보라"며 "당신의 선동적인 언변과 모욕, 거짓말, 물리적인 폭력 장려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행동을 깨끗이 하고 대통령처럼 행동하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미국민은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당신에 대한 비판자들이 겁먹고 침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물 소포' 범인, 알고봤더니 '트럼프 열성지지자'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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