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도 수익성 둔화…판매부진·비용부담에 '발목'
"고수익 RV 판매 확대로 4분기부터 개선될 것"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에 이어 기아자동차[000270]도 올해 3분기 수익성 둔화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기아차는 4분기부터 고부가가치 차종인 RV(레저용차) 판매를 확대하고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해 수익성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6일 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743억원, 1천17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0.2% 줄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기아차의 흑자전환은 지난해 통상임금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다.
통상임금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3천2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돼 사실상 수익성이 악화했다.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원화 강세 및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외부 요인, 품질 관련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 가운데 품질 관련 비용은 총 2천800억원으로 엔진 관련 신기술인 'KSDS' 적용 캠페인, 미국에서의 에어백 제어기 리콜 등이 포함된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3분기부터 북미와 한국에서 기존에 판매한 일부 차종에 대해 KSDS를 시범 적용한 것이 품질 관련 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내년부터 신차에 적용할 때에는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화성공장 정전사태에 따른 생산 차질, 미국 공장의 싼타페 단산에 따른 판매 감소 영향도 손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기아차는 4분기부터 RV 차종의 판매 확대에 따라 수익성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신형 K3의 판매를 본격화하고 인센티브를 하향 안정화하는 동시에 연말에 신형 쏘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을 잇달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B-세그먼트(소형) SUV 신차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 본부장은 "미국 공장은 연말에 텔루라이드 생산으로 가동률이 개선될 것"이라며 "환율환경도 나아져 4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즈파오, 이파오 등 올해 출시한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차종 간 판매 감쇄 효과가 일어난다는 판단에 따라 라인업 효율화를 위해 향후 승용차급은 3개 차종으로, SUV는 4개 차종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한 본부장은 "중국 내 SUV 비중이 2분기 26%에서 3분기 32%까지 늘었다"며 "디자인에 있어서도 승용차종은 스포티 콘셉트로, SUV는 도심형·쿠페형·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 콘셉트로 정체성을 확보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니로 EV, 중남미 시장에서는 신형 리오와 신형 K3의 판매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아차는 미국·캐나다·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타결에 따라 멕시코 공장의 원산지율(75%)과 고임금 지역 부품 생산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부품 현지화 비중을 높이고 미국산 부품의 전략적 소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아차의 5번째 해외 생산공장인 인도 공장은 현재 공정률 87%를 기록 중으로, 내년 상반기 시험생산을 시작해 9월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100여개 딜러를 모집했고 공장 완공 때까지 200여개 규모까지 딜러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한 본부장은 "델리 모터쇼에서 공개한 SP 콘셉트카 기반의 현지 전략형 소형 SUV 모델을 처음 투입하고 2020년 엔트리급 SUV와 전략형 차종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021년에는 생산능력인 30만대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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