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겨냥 "중국군은 세계 평화·안정의 확고한 힘"
웨이펑허 국방부장, 美의 연이은 대중국 비난에 강력 반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을 겨냥해 중국군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이끄는 확고한 힘으로 각국과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 세계 국방 고위 관료들에게 강조했다.
이는 세계 최강의 군사 및 경제력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전 세계를 중국의 우군으로 만들려는 포섭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샹산(香山)포럼에 보낸 축하 서신에서 "현재 세계는 평화와 발전, 상생과 협력이 시대적 조류"라면서 "국제 질서가 급격히 변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 인민의 운명은 연결돼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국제 사회가 갈수록 전통 및 비전통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은 협력 및 지속 가능이라는 새 안전관을 견지하고 있으며 개방적인 자세로 각국과 합심해 협력을 통한 발전을 추진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군대는 항상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확고한 힘"이라면서 "샹산포럼은 국제 안보와 국방 문제 대화에 있어 중요한 플랫폼으로 아태지역 안보 대화와 상호 신뢰 협력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주석은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상호 존중과 협력 상생의 신형 국제 관계를 구축해 아름다운 미래를 건설하자"고 덧붙였다.
샹산포럼은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가 지원하는 행사로 국제 안전과 아태 안전을 주된 의제로 하고 있다. 2006년에 시작돼 2년마다 개최돼오다가 서방 주도 '샹그릴라 대화'에 대응하고자 2014년 연례행사로 격상됐다.
특히, 올해 샹산포럼에서는 미중 갈등을 반영한 듯 중국 참석자들이 일제히 미국을 비난하고 다자주의를 부르짖으며 세계 각국에 동참을 호소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25일 샹산포럼 연설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관료들이 중국에 대한 비난을 퍼붓는 것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국내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는 혐의를 씌워 중미 관계와 상호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이 국방부장은 "중국은 이에 대한 강력한 반대와 분노를 표한다"면서 "미국이 잘못을 고치고 중미 관계 훼손을 중단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을 정조준해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을 건드리는 국가가 있다면서 "이 문제는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으로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세력이 있다면 중국군은 강력한 조치를 통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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