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퇴임후 부패혐의로 처벌되나…사법당국 수사대비
연방경찰, 부패 의혹 담은 보고서 잇달아 연방대법원에 제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임기 종료를 2개월여 앞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퇴임 후 부패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는 소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대형 미디어 그룹인 폴랴(Folha)가 운영하는 뉴스포털 UOL은 정치권 소식통을 인용, 테메르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상적이라면 퇴임 후 전직 대통령의 역할을 고민하거나 새로운 정치활동을 모색하겠지만, 현실은 사법당국의 수사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칫하면 의회탄핵으로 쫓겨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나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크게 다를 게 없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테메르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앞서 연방경찰은 테메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항만산업 지원 정책을 발표한 이후 특정 업체들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연방경찰은 테메르 대통령 외에 그의 딸 마리스텔라, 전직 경찰이자 측근인 주앙 바치스타 리마 필류 등 모두 11명에 대해 뇌물수수와 돈세탁, 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를 적용했다. 연방경찰은 리마를 포함한 4명에 대해서는 즉각 체포·구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연방경찰은 지난달 초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현 집권당인 브라질민주운동(MDB)이 2014년 선거를 전후해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1천만 헤알(약 29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연방경찰은 브라질민주운동이 오데브레시로부터 불법자금을 받는 과정에 당시 부통령이던 테메르 외에 측근인 엘리제우 파질랴 수석장관과 모레이라 프랑쿠 광업에너지부 장관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테메르 대통령이 항만 건설 관련 업체들로부터 590만 헤알(약 18억 원)을 뇌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연방경찰은 전직 경찰이자 테메르 대통령의 측근인 주앙 바치스타 리마 필류가 뇌물 전달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한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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