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 질환 원인 단백질 규명…치료제 개발 가능성"

입력 2018-10-25 16:44
"만성 간 질환 원인 단백질 규명…치료제 개발 가능성"

울산과기원 생명과학부 박지영 교수팀 연구 결과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 박지영 교수팀이 특정 단백질이 만성 간 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박 교수팀에 따르면 해당 물질은 '엔도트로핀'(Endotrophin)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제6형 콜라젠에서 잘려 나온 단백질이다.

엔도트로핀은 비만 시 지방세포에서 많이 늘어나며, 유방암 전이와 항암제 내성, 당뇨환자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도트로핀은 간 손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간세포'와 '비(非) 간세포'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엔도트로핀에서 나오는 신호가 간세포를 죽게 만들고, 죽은 간세포에서 나온 물질이 비 간세포와 상호작용하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간 조직을 딱딱하게 만든다.

이 같은 '세포 사멸-섬유화-염증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면 만성 간 질환과 간암이 발생한다고 박 교수팀은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간암 환자들을 연구해 간 조직에 엔도트로핀이 많을 경우 환자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실험용 쥐의 간 조직에서 엔도트로핀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조절하자 간암이 발생한 결과도 얻었다.

박 교수는 "엔도트로핀의 활성을 억제하는 치료용 항체를 사용하면 간 조직 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엔도트로핀이 만성 간 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맞춤 치료제의 표적 물질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연구·개발 지원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 개인기초핵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병리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병리학 저널'(Journal of Pathology) 9월 23일 온라인판에 공개됐다.

박 교수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용 항체와 치료 약물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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