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원전 협력?…군사용도 전환 우려"…미국, 영국에 '경고'

입력 2018-10-25 10:46
"중국과 원전 협력?…군사용도 전환 우려"…미국, 영국에 '경고'

美 국무부 차관보 "중국광핵집단, 민간 핵기술 군사용 전용 증거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이 중국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영국에 대해 경고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의 새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최대 국영 원전기업인 중국광핵집단(CGN)과 협력하고 있는 영국에 강도 높은 경고를 하면서 "CGN이 민간의 핵기술을 취득해 중국의 군사용으로 전용하고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애슐리 포드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ㆍ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CGN을 민간의 핵기술을 군사화하려는 중국의 시도에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목했다고 FT는 전했다.



CGN은 프랑스 EDF사와 함께 180억 파운드 규모의 영국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CGN은 이 프로젝트에 사업비의 절반인 95억 파운드를 투자할 예정이며, 지난 2년간 20억 파운드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차관보는 FT에 "중국의 원자력 산업 전체는 기본적으로 군사용과 민간용이 결합돼 있다"면서 CGN이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원자력 기술을 이전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개된 자료' 뿐 아니라 정보수집을 통해 확보한 증거들도 영국 정부와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포드 차관보는 증거에는 중국의 신형 핵 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 그리고 남중국해의 군사기지의 원자로에 사용되는 원자력 기술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CGN이 런던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수도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한 중국 해군을 돕는 데 관여하고 있다면, 그것(CGN과의 협력)이 좋은 아이디어인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의 이런 입장은 영국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지난 11일 중국에 대한 민간의 핵 기술 수출을 강력히 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당시 성명을 통해 "중국이 미·중 민간 핵 협력 절차 밖에서 핵 기술을 취득하려 하고 있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대(對)중국 핵 기술 이전을 모두 검토하는 새 규정을 즉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에너지부의 조치에 따라 미국의 핵 기술 절도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CGN에 대한 핵 기술 관련 수출은 사실상 금지됐다.

이 회사는 필요한 미국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 미국 밖에서 "특수한 핵 물질"을 개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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