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소각장 증설 둘러싼 시-주민 갈등 법정싸움 확대 조짐
시 "간담회 무산·허위사실 유포 법률 검토", 비대위 "일고의 가치 없다"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김해 장유 소각장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현 위치 증설을 추진하는 김해시 간 갈등이 물리적 충돌에 이어 법적 대응으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소각장증설반대 및 이전촉구주민비대위 측이 최근 세 차례 아파트단지 안 주민 보고회에 이어 시청 앞에서 두 차례 주민궐기대회를 여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서자 시 역시 강하게 맞대응하는 양상이다.
김해시는 소각장이 위치한 부곡동(행정동으론 장유1동)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간담회 무산과 관련해 소각장증설반대 및 이전 촉구주민비대위의 업무방해와 시청 간부 감금 등 행위에 대해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시는 "비대위 측이 최근 주민들에게 배포한 유인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허위주장을 이용한 주민선동이 도를 넘었다"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부곡동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간담회는 지난 23일 오후 7시 소각장 옆 장유출장소에서 열렸지만, 시작과 동시에 간담회가 소각장 증설과 관련 있는지에 대한 답변부터 하라는 이영철 비대위 고문(전 시의원)의 질문으로 중단됐다.
이 문제로 참석주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으며 간담회 진행 순서와 방법을 둘러싸고 시청 환경위생국 간부들과 일부 주민들 간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간담회는 무산됐다.
감정이 격해진 주민들은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 출신 배병돌·주정영 의원에게 소각장 이전 찬성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시와 소각장 증설을 전제로 한 복지사업협약을 체결한 주민협의체 간부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주민들 대부분은 시가 주요 민원인 악취문제 간담회를 통해 소각장 증설 추진에 따른 걸림돌 제거를 시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시는 비대위 주장 7가지가 허위라며 조목조목 반박하며 "합리적 의견은 수용하겠지만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시가 내놓은 내용은 시장 면담 요구 불응, 소각장 이전 최적지 존재 여부, 소각장 내구연한 연장, 소각장 이전 때 증설보다 경제적이라는 주장, 김해시장의 소각장 이전 공약 불이행, 주민협의체와 시청간 협약 무효 등이다.
시는 허성곤 시장과 비대위 간 면담 일정은 조율 중이고 관련 내용에 대해 비대위에서 서명까지 했다고 밝혔다.
소각장 이전 최적 후보지라고 이영철 고문이 밝힌 봉림석산은 2023년까지 채석허가가 나 작업이 진행 중이고 작업 완료 후에도 적치복구 등으로 최소 7년 안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소각장 내구연한 연장의 경우 2014년 환경공단 기술진단을 통해 이뤄졌고 선진국도 통상 25∼30년 정도 소각로를 가동한다고 시는 반박했다.
소각장 증설과 이전 관련 비용에 대해 시는 증설의 경우 시설비 874억원, 주민지원사업비 388억원 등 1천262억원이 소요되지만 시는 323억원만 부담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20년간 소각열 판매로 760억원의 세외수입이 발생하고 자원순환기본법에 의한 폐기물처리부담금 144억원이 절감돼 총 581억원의 예산이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소각장을 이전할 경우 시설비 1천185억원이 소요되는데,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을 수 없고 소각열을 활용하지 못해 폐기물처리부담금 144억원을 정부에 납부해야해 1천329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허 시장의 이전 공약 부분에 대해선 2016년 4월 보궐선거에서 공약하긴 했지만, 현실적 어려움으로 지난해 12월 공약 미이행에 따른 공식 사과를 했고 지난 6월 선거에선 소각장 증설(현대화)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 측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소각장 이전을 요구하는 서명 작업을 한 것도 강압적으로 했다고 매도하는 시청의 태도를 봐왔으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별도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대위 박원주 위원장은 "만약 시에서 고발한다면 수사과정을 통해 김해시의 일방적 행정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 시장 면담 요구에 대해 오는 29일 비대위 간부들과 허 시장이 만나는 것으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성서 여부와 면담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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