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진미위 압수수색 시도는 정치수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경찰의 KBS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황당한 고발을 근거로 KBS를 유린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공영방송 KBS 사장 선임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진미위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KBS 측의 반발로 인해 철수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보수 성향 노조인 KBS 공영노조가 "진미위가 과거 정부 시절 보도와 활동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의 사내 이메일을 몰래 들여다봤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경찰의 진미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아무리 봐도 무리한, 정치적 배후가 의심스러운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등포경찰서는 피고발인인 진미위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기 전인 9월 초 압수수색 영장을 무리하게 신청했다가 기각당한 바 있다"며 "공영노조 측이 KBS 전산 서버의 데이터가 지워질 수 있다며 신청한 증거보전명령 집행을 앞두고 KBS는 경찰에 입회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압수수색 시점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재 KBS 사장 선임이 진행 중"이라며 "이사회가 사장 후보 신청자 11명 중 최종 후보 3명을 발표하고 후보들의 본격적 경쟁이 시작되는 날인 23일 오전 압수수색 시도가 이뤄졌다. 경찰이 열흘 전에 영장을 받아놓고 왜 하필 이날 집행을 시도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미위는 수사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경찰은 증거자료 협조 요청도 없이 압수수색을 택했다"며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정치적 수사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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