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시대 광주 학생독립운동 의미는…89주년 기념행사 다채
"1929년 당시 북한 학교도 활발히 참여…현재는 남북 간 괴리 있어"
학술 세미나, 만세 재연 행사, 사진전, 공식 기념식 등 열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3·1운동, 6·10 만세운동과 함께 3대 항일 운동으로 꼽히는 광주 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올해는 처음으로 기념식이 정부 행사로 격상되기도 해 학생독립운동의 가치를 조명하는 각종 사업의 의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은 24일 오후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다목적 강당에서 '남북 평화시대의 광주 학생독립운동'을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열었다.
정종재 광주 동부교육지원청 장학사는 북한 지역의 학생독립운동 전개 양상을 소개했다.
광주시교육청이 2006년 역사학계의 검토를 거쳐 작성한 명단에 따르면 1929년 당시 전체 320개 참가학교 가운데 북한 지역 학교는 모두 133곳(41.6%)이었다.
전라(41개), 서울·경기(56개), 경상(40개), 충청(23개) 등 지역 분포를 고려하면 평안(64개), 함경(53개) 등은 눈에 띄는 수치를 보였다.
북한은 매년 11월 3일 평양 청년회관에서 기념행사도 열었지만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미국과 남한 정부에 대한 투쟁 의지로 연결하고 남한 학생들에게 '반미 자주화', '통일 투쟁'을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정 장학사는 설명했다.
남북이 같은 날을 기념하지만, 지향점과 의도는 매우 다른 셈이다.
정 장학사는 "북한에서도 '광주 학생사건 기념일'로 조명되지만, 역사 인식에서는 커다란 괴리를 불러일으킨다"며 "광주 학생독립운동이 청년·학생들의 전국적 항일 운동이었다는 공감대를 갖고 협력하고 기념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광주 학생독립운동 기념사업회도 이날 국회 회관에서 '학생독립운동 기념사업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22일에는 광주 학생독립운동 기념회관에서 사진기획전이 시작돼 다음 달 30일까지 이어진다.
당시 만세운동을 재연하는 행사도 오는 27일 오후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다.
제89주년 기념일인 다음 달 3일에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야외광장(잠정)에서 공식 기념식, 인접한 5·18 민주광장에서 청소년 독립 페스티벌이 열린다.
특히 이번 기념식은 교육청이 주관했던 기존과 달리 처음으로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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