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을 넘어 '주인공'으로…김규민, 준PO 끝낸 결승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규민(24)은 '이정후(20)의 대안'이라는 꼬리표를 부담스러워했다.
"중간만 했으면 좋겠다. 수비만 잘해도 성공"이라는 소박한 바람도 밝혔다.
하지만 김규민은 타석에서도 빛났다.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김규민이다.
김규민은 23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준PO 4차전에서 1-2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 상대 좌완 선발 박주홍(20)의 시속 141㎞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을 향하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다.
넥센은 4차전에서 5-2로 승리하며 준PO를 끝냈다. 3승 1패로 준PO를 통과한 넥센은 27일부터 SK 와이번스와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대전 원정길에서 2승을 치른 넥센은 비보를 함께 접했다.
톱타자이자 발군의 수비를 펼친 좌익수 이정후가 2차전 9회말 수비 때 어깨를 다쳤고,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이정후는 뛸 수 없다.
장정석 감독이 택한 '대안'이 김규민이었다.
김규민은 21일 준PO 3차전에 8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무난한 수비를 했다. 타석에서는 볼넷을 하나 얻고 1득점 했다(1타수 무안타).
넥센은 준PO 3차전에서 한화에 3-4로 패했다.
공·수·주에 능한 이정후가 그리울 법했다.
김규민조차 "이정후가 호수비를 계속하지 않았나. 수비를 잘하는 선수를 대신해서 경기에 나가니까 부담감이 더 컸다"며 "타격에서는 이정후와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자신을 낮췄다.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이정후는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타율 0.355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이정후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김규민도 공·수·주를 갖춘 준수한 외야수다. 올 시즌 104경기에 나서 타율 0.295, 3홈런, 40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역전 적시타를 치며 팀에 PO행 티켓을 선물했다.
이정후는 준PO 1, 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출루도 하지 못했고, 득점도 없다.
김규민은 준PO 3, 4차전에서 5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했다. "중간은 가겠다"고 했지만, 그 이상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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