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소록도병원 찾은 김정숙 여사…"우리 안의 경계 사라져야"
현직 대통령 부인으론 두 번째 방문…입원 환자들 격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3일 오후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환자들과 병원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현직 대통령 부인의 소록도병원 방문은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환자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은 김 여사는 "2016년에는 대통령만 오셨는데 그 얘길 들으며 늘 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여러분을 만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전인 2016년 5월 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소록도를 방문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에 청와대를 찾았던 소록도 환자들과 해후하기도 했다.
박형철 소록도병원장은 "한센병으로 후유장애를 갖고 있거나 고령으로 인한 만성질환을 가진 분이 많다"며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87%로, 평균연령이 75.6세"라고 현황을 소개했다. 박 원장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전하며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와야 한센병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다"고도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우리 안의 경계들이 서로를 멀리 밀어놓고 섬으로 만들고 있다"며 "그 경계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환자 정영숙씨가 젊은 시절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배우 같으시다. 흑산도가 고향이신가요. 흑산도 아가씨십니다"라고 말하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 여사는 또한, 과거 부모와 생이별한 자식이 한 달에 한 번 만나 면회하는 자리이지만 도로 건너편에서 멀찍이 바라봐야만 했던 '수탄장'을 지나며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많았을까. 곳곳이 아픔과 고통의 기억"이라며 "소록도가 더는 고통의 섬이 아니라 치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1916년 2월 개원한 이래 102년간 한센인에 대한 진료와 조사·연구 사업을 하고 있고 현재 500여명의 환자가 입원 진료를 받고 있으며 연간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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