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관장 인사검증 첫날…"무딘 질의 속 답변은 무난"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시 산하 6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검증이 23일 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부터 시작됐다.
정 내정자는 정책소견 발표에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열심히 한다고 해서 쉽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광 분야는 노력의 대가가 상대적으로 빨리 돌아온다"며 "부산이 관광을 도시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 대한민국 신남방 정책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광업계 직장을 다닌 경험이 없어 전문성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관광은 창조산업이다. 부산 관광이 바뀌기 위해서는 방향이 중요한 만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 관광지도를 새롭게 창조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동아대 교수로 있는 정 내정자는 6·13 지방선거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이 때문에 6개 공공기관장 내정자 중 오거돈 시장의 대표적인 코드 인사의 당사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곽동혁 의원이 "오 시장의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란 지적이 있다"라고 묻자 정 내정자는 "코드 인사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보은인사에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오 시장 당선을 위해 애쓴 사람이 더 많다. 그분들의 노고에 비하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보은이라 생각하지 않고 부산 관광을 혁신하고 발전시켜 보라는 뜻으로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민성 의원은 논문 표절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내정자는 "학교에서 저를 논문 부정행위로 걸어서 징계한 적 있다"며 "1심은 승소했고 2심에서 패소해 3심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교수협의회 의장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때문에 여러 갈등이 있었고 학교 측은 제가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모든 증거를 다 찾아서 반박했지만 학교 측은 인정하지 않고 연구부정 행위로 몰았다"고 해명했다.
북항 오페라 하우스 건립에 대해서는 "현재 부산의 문화조건에서 지속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있다"며 "오페라 콘텐츠만으로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있다. 다른 장르의 공연 투입과 용도를 새롭게 하는 것은 시민들이 얼마나 동의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날 첫 인사검증회는 의원들의 준비부족 탓인지 대체로 질의가 무디고 핵심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정 내정자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업무에 대한 열정이 높고 무난한 답변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사특위는 24일 정경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내정자와 배광효 부산환경공단 이사장을 대상으로 검증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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