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사육용 돼지 '에스더'
반려동물이 된 가축과 인간의 좌충우돌 성장기…신간 '대단한 돼지 에스더'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체중 300㎏ 거구 반려동물을 집에서 키운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신간 '대단한 돼지 에스더(책공장더불어 펴냄)'는 느닷없이 불쑥 나타난 동물 한 마리가 우리 삶을 어디까지 급격하게 바꿔놓는지 보여준다.
부동산 중개인과 마술사로 일하던 스티브 젠킨스와 데릭 월터가 그들의 '반려돈 에스더'를 이야기하고 베스트셀러 작가 카프리스 크레인이 글로 함께 옮겼다.
파티를 좋아하던 평범한 두 남자가 거대한 돼지를 반려동물로 키우면서 채식인이 되고 영향력 있는 동물보호 활동가로 변신하는 돼지와 인간의 러브 스토리다.
갖가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속에서 삶의 의미를 함께 배워가고 서로 도움을 주면서 이들은 성장통을 공유한다.
에스더는 처음 집으로 데려온 새끼 시절에만 해도 큰 구두만 한 크기였다. 당연히 귀여운 미니 돼지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베이컨과 스테이크를 얻기 위한 사육용 돼지였다.
에스더는 3년도 안 돼 300㎏이 넘는 대형 돼지로 자라난다. 집안에서 에스더를 키우는 일은 이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게 된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간 에스더 사육기는 팔로워만 138만명에 달하면서 이 특이한 가족을 유명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육용 돼지를 가정에서 키우는 게 불법으로 지적되자 두 남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오래오래 행복한 에스더 농장동물 보호소'를 열고 학대받는 가축을 구조하고 돌보는 일에 몰두한다.
돼지 한 마리가 두 남자의 인생 항로를 송두리째 바꾼 것이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도 올랐다.
슈퍼 돼지와 소녀의 우정을 그린 영화 '옥자'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은 추천사에서 "이 책이 몇 년만 일찍 나왔더라면 영화 '옥자'의 모든 배우, 스태프들의 필독서가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달래가며 페이지를 넘겼다"면서 "인간답게 살고 싶은 모든 분께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고영이 옮김. 248쪽. 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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