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백남준이 쓴 쇤베르크 음악논문 독일서 발굴

입력 2018-10-23 11:18
24살 백남준이 쓴 쇤베르크 음악논문 독일서 발굴

1956년 도쿄대 미학과 졸업논문…이론집 2권·악보 1권 구성

기획자 김순주씨, 작년 슈투트가르트미술관서 발견해 필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미디어아트 거장 백남준(1932∼2006)이 1956년 오스트리아 작곡가 아널드 쇤베르크 음악 세계를 분석한 논문 원본이 독일에서 발견됐다.

'스터디 오브 쇤베르크'라고 이름 붙은 3권짜리 음악 논문은 백남준이 일본 도쿄대 미학과 졸업 당시 작성한 것이다. 쇤베르크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백남준 예술세계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기획자 김순주 베를린 B/S 쿤스트라움 디렉터가 23일 연합뉴스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 논문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관 아카이브에 소장됐다.

'스터디 오브 쇤베르크'는 당시 스물네살 백남준이 쇤베르크 음악을 분석한 이론집 2권과 악보 1권 등 3권으로 구성됐으며 일본어로 쓰였다. 이론집은 400자 원고지 200장 분량이며, 악보는 33장이다.



논문은 학사 논문을 19년 뒤 폐기하는 방침에 따라 도쿄대에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백남준 졸업논문 행방을 수소문하던 김 씨는 지난해 9월 슈투트가르트 미술관을 찾아 실물을 확인했다. 복사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라 김 씨는 다시 일본인 큐레이터를 대동해 사흘간 필사했다.

김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백남준이 총 3부를 작성, 한 부를 갖고 독일로 오셨던 것으로 안다"라면서 "음악 논문이지만 그 해석을 보면 훗날 백남준 예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며, 전통과 현대성 등 다양한 주제의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백남준은 20세기 현대음악 창시자로 불리는 쇤베르크 음악을 10대부터 접했으며, 1952년 도쿄대에 입학한 뒤 쇤베르크 연구를 이어갔다.

'스터디 오브 쇤베르크' 논문을 바탕으로 백남준 예술을 논하는 공개 세미나가 11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다.

최우정 서울대 작곡과 교수, 이지호 이응로미술관장, 김 디렉터가 발표하며,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이영준 계원예술대 교수가 토론한다. 좌장은 김찬동 수원시미술관사업소장이 맡았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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