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 7대 기적?…'토목굴기' 세계 최장 강주아오대교 개통(종합)

입력 2018-10-23 19:38
中 세계 7대 기적?…'토목굴기' 세계 최장 강주아오대교 개통(종합)

길이 55㎞·에펠탑 40배 철강 사용…해저터널 구간도 '세계 최장'

홍콩과 본토 통합 가속에 '홍콩의 중국화' 우려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의 '토목 굴기'(堀起)를 상징하는 세계 최장의 다리로 홍콩과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개통식이 23일 열렸다.

6차선 총연장 55㎞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2.8㎞)보다 20배나 긴 강주아오 대교는 22.9㎞의 교량 구간과 6.7㎞ 해저터널 구간, 터널 양쪽의 인공섬, 출·입경 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양쪽의 교량 구간과 가운데 해저터널 구간이 해상에 건설된 두 개의 인공섬을 통해 연결됐다. 해저터널 구간은 30만t급 유조선이 통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해저터널은 수심 40m 지점에 33개의 튜브를 연결해 만드는 고난도 공정으로 건설됐으며, 전체 길이가 6.7㎞로 세계 최장을 자랑한다.

세계 최장의 해저 침매터널(沈埋·완성한 터널을 바닷속에 묻는 공법), 세계 최장의 철골 교체(橋體·다리 몸체) 등 강주아오 대교는 세계 최고 기록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강주아오 대교는 본체 구조물 공사에만 40만t의 철강이 투입됐다. 이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40여 배에 해당하는 무게이다.

1957년 양쯔 강에 놓인 최초의 다리인 우한(武漢)의 창장(長江)대교가 자체 기술력 부족으로 옛 소련의 원조와 기술 지원을 받아 완성됐던 것에 비춰보면 가히 중국의 '토목 굴기'라고 일컬을만하다.



중국 건설업계는 강주아오 대교에 대해 '세계 7대 기적의 하나'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16급 태풍과 규모 8.0의 지진을 견딜 수 있으며, 120년간 사용이 가능하다. 전체 건설비가 890억홍콩달러(한화 13조원)에 달한다.

강주아오 대교 건설의 시발점은 1983년 우잉셰운 합화실업 회장이 주강 삼각주 서부와 홍콩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해 제조업과 관광을 발전시키자고 한 제안이다.

대교 건설이 구체화한 것은 2003년 7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 당국자들과 함께 건설계획을 논의하면서부터였다.

2009년 12월 시작한 대교 건설 공사는 2016년 9월 교량 구조물 공사를 끝낸 데 이어 지난해 7월 해저터널 공정까지 마무리 지었다.

강주아오 대교 개통으로 자동차로 3시간30분∼4시간, 페리로 1시간 걸리던 홍콩과 주하이 혹은 마카오 간 거리는 30분으로 단축된다.



이 다리의 건설로 홍콩과 중국 본토의 지리적·경제적 통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선전(深천<土+川>) 등 광둥 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은 세계적인 혁신 경제권으로 개발하려는 중국 정부의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계획도 실행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홍콩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도 개통되면서 홍콩과 중국 본토의 통합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홍콩 고속철도역 내에 중국 본토법을 적용하는 이른바 '일지양검'(一地兩檢)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는 등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콩 야당 의원들은 "일지양검은 홍콩 자치권을 보장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홍콩 정부는 일지양검 등을 통해 '홍콩의 중국화'를 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개통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축사했다.

강주아오 대교는 24일부터 정식으로 차량 운행이 허용된다.

강주아오 대교의 통행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008년 전망에서는 강주아오 대교의 하루 통행량이 2030년에 차량 3만3천100대, 17만1천8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2016년 전망에서는 2만9천100대, 12만6천 명으로 낮아졌다.

홍콩 언론은 "주하이와 선전을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하지 않는 등 관련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초기 통행량은 하루 1만7천 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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