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최초 공립 장애인특수학교 내년 상반기 첫삽

입력 2018-10-23 11:08
용인시 최초 공립 장애인특수학교 내년 상반기 첫삽

4년간 3곳서 주민 반대로 '퇴짜'…유림동 주민 지난해 수용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장애 학생도 내 가족"이라며 지역주민들이 특수학교 건립을 받아줘 화제가 됐던 경기 용인 장애인특수학교가 내년 상반기 안에 첫 삽을 뜰 전망이다.



23일 경기도교육청과 용인시에 따르면 처인구 유림동 955번지 일대 1만5천㎡ 부지에 용인시 최초의 공립특수학교가 건립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이 260억원가량을 투입해 31개 학급(수용학생 199명) 규모의 공립장애인특수학교를 짓는다.

이곳에서는 용인시에 사는 장애인 유치원생, 초·중·고교생이 입학해 국비로 교육을 받게 된다. 장애 학생의 진로·취업반도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특수학교 건립을 위한 설계가 마무리단계에 들어가 올해 안에 설계가 끝나면 내년 상반기 안에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용인 장애인특수학교는 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엄마들이 건립반대 주민들에게 무릎까지 꿇어야 하는 세태 속에서 오히려 지역 주민들이 특수학교 건립에 도움을 줘 화제가 된 바 있다.

장애 학생이 2천500여명에 달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기흥구에 있는 사립학교 1곳(150명 수용)밖에 없는 용인지역에서는 장애인 공립학교가 설립되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장애인특수학교가 혐오시설이나 기피시설이 아님에도 학교건립이 추진되는 지역에서는 '내 집 앞'은 안된다는 반대 분위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9월 5일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2차 토론회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들이 무릎을 꿇었고, 그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용인의 공립 장애인특수학교도 유림동 건립이 확정되기까지 4년이 걸렸다.

전 용인시의회 이건영의원이 2014년 특수학교 건립 용지를 찾아다녔으나 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시골 지역주민 모두 특수학교가 마을에 들어서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

4년간 3곳에서 퇴짜를 맞았다.

결국 3선 의원을 하면서 주민과 인연을 쌓아온 이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유림동에서 현재의 특수학교 용지를 찾아낸 뒤 유림동 주민을 1년 가까이 설득해 학교건립 승낙을 받아냈다.

일부 주민들은 학교용지 소유자를 설득하는 일에 나서기도 했다.

유림동 주민들은 집단으로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지도 않았다.

용인시는 유림동 주민들에게 보답하고자 13억원을 들여 학교용지까지 폭 10m 도로 300m를 신설해주기로 했다. 현재 보상절차가 진행중이다.

용인 장애인특수학교는 설계와 토지보상 절차 등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공사가 시작돼 2020년 안에는 건립이 완료될 전망이다.

현재 경기도내에는 장애인이 다니는 특수학교가 국립 2개, 공립 12개, 사립 22개 등 총 36개교가 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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