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비열한 미국, 중국 내정간섭 너무 심해" 맹비난
"미국, 대만·티베트·남중국해서 내정 간섭자로 둔갑"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와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심화하는 가운데 관영 매체들이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는 미국이 비열하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신화통신은 23일 '미국의 중국 모욕과 내정 간섭 황당하기 그지없어'라는 논평을 통해 이같이 비판했다.
이들 매체는 "미국은 일관되게 다른 국가를 향해 제재의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대만, 티베트, 남중국해 문제 등 중국 내정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지도자들도 근거 없이 중국을 모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에서 어떤 국가가 패도의 길을 걷고, 걸핏하면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지 각국 국민은 이미 명백히 알고 있다"면서 "그라나다에 군대를 보내고, 이라크 전쟁으로 중동을 혼란에 빠뜨리는 등 미국은 무장 간섭, 군사 침략, 경제 제재, 문화 침투, 선거 개입 등의 방법으로 많은 국가에 혼란과 전란을 초래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 위협론을 조장하는 것은 미국 일부 정객이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서 습관적으로 쓰는 수법"이라며 "이런 수법이 발전해 최근에는 '중국이 미국 선거에 개입한다'는 전례가 없는 말까지 조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매체는 또 "미국은 중국이 무역을 수단으로 반격에 나서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마찰 도발로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반격에 나선 것"이라며 "이런 주장은 순전히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미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지나는 것은 아주 일상적인 일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일주일 전 군함의 해협 통과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면서 "이는 정치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 18일 싱가포르에서 미중 국방장관이 만났던 점을 거론하면서 "양국 국방장관 회동으로 양군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견해가 있었지만, 미국 군함이 곧바로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또 다른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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