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헌 심사조직, 아베 측근 강경파뿐"…日여당서 비판 여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의 개헌 심사조직에 강경파인 측근을 전면에 중용한 것을 둘러싸고 여당 자민당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23일 교도통신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후나다 하지메(船田元) 중의원 의원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국회 중의원 헌법심사회의 자민당측 멤버들이 강경파라고 지적하며 "(아베 총리가) 강경파로 헌법심사회를 운영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외에 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의원 헌법심사회는 여야를 아우르는 의원들이 개헌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헌법심사회의 자민당측 참가자(간사)는 6명인데, 아베 총리는 최근 야당과의 논의를 중시해온 나카타니 겐(中谷元) 의원을 자신의 측근인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의원으로 교체했다.
신도 의원은 2011년 독도와 가까운 울릉도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공항에서 제지당하는 등 말썽을 빚은 바 있는 인물이다.
비판 글을 쓴 후나다 의원 역시 최근 간사에서 제외됐다. 대신 아베 총리의 다른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문부과학상이 중용됐다.
중의원 헌법심사회의 자민당 간사진은 이외에도 다나하시 야스부미(棚橋泰文) 의원, 에토 아키노리(江渡聰德) 의원,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의원,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의원 등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채워졌다.
후나다 의원은 "나와 나카타니 의원은 야당과의 대화를 중시하면서 개헌을 추진하자는 '협조파'였다"며 "(간사 교체로) 강경파로 불리는 총리 측근들이 야당과 협상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야당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개헌안을 국회에서 발의한다고 해도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제1야당(입헌민주당)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은 오는 24일 소집되는 임시국회 회기에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뒤 첫 메시지로 개헌 추진을 제시하는 등 개헌에 대해 강한 의욕을 반복해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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