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뒷맛 남긴 한화의 세 차례 번트 실패

입력 2018-10-22 23:07
씁쓸한 뒷맛 남긴 한화의 세 차례 번트 실패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화 이글스가 11년 만에 어렵사리 잡은 '가을 야구'를 한 경기 더 연장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한화는 2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 차례 보내기 번트 실패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9회 터진 김태균의 결승 1타점 2루타에 힘입어 4-3으로 이기긴 했으나 취약한 기본기를 드러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먼저 0-0인 2회 무사 1, 2루에서 하주석이 초구 번트에 실패했다.

하주석이 곧바로 2구째를 공략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친 덕분에 한화에 전화위복이 됐지만, 큰 경기에서 좀처럼 나와선 안 되는 실수가 나온 터라 한화 벤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0으로 점수를 벌린 2회 무사 1, 2루에서도 김회성이 초구 희생번트에 실패했다.

결국,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김회성은 3루 쪽으로 힘없는 땅볼을 날렸고, 넥센 야수진은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역대 포스트시즌 세 번째 삼중살로 불을 껐다.

3-3인 9회 무사 1루에선 이성열이 번트를 대지 못했다.

이성열은 1볼 후 연속해 번트를 앞으로 대지 못해 3루 땅볼에 그쳤다. 선행 주자 재러드 호잉은 2루에서 잡혔고, 이성열은 1루에서 살았다.

김태균의 적시타가 터지긴 했으나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번트에 실패한 이성열은 자칫 경기를 그르친 선수가 될 뻔했다.

한화는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번트를 한 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한화와 달리 넥센은 0-2로 끌려가던 5회말 무사 1루에서 착실한 보내기 번트로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9번 타자 포수 김재현이 1루 쪽으로 안전하게 번트를 대 1루 주자를 2루에 보냈고, 서건창이 1타점 2루타로 뒤를 받쳤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시작 전 "보내기 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을 때 우리 팀의 득점 확률이 높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팀엔 번트를 대기에 너무 아까운 타자들이 많다"며 타자들의 장타력에 기대감을 나타낸 뒤 "9번 타자 김재현 정도에만 번트를 지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그 '매뉴얼'대로 장 감독은 김재현에게 번트 사인을 냈고, 김재현은 기대에 부응했다.

한화는 3차전에서 구원투수 이태양의 어이없는 송구 실책과 왼손 투수 김범수의 폭투로 3-3 동점을 허용해 수비에서도 난맥을 드러냈다.

야구는 '인치'(inch)의 경기라고 한다. 기본기와 세밀한 1인치의 차이가 승패와 희비를 가르는 이상 4차전에서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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