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나가겠다"던 정우람, 한화 11년 만의 PS 승리 수호신

입력 2018-10-22 22:23
"언제든 나가겠다"던 정우람, 한화 11년 만의 PS 승리 수호신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화 이글스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승리의 찬가를 불렀다.

정규시즌 35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른 '대왕 독수리' 정우람(33)은 가을에도 어김없이 뒷문을 지켰다.

한화는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3으로 승리, 2패 뒤 1승으로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승리는 2007년 10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그날 한화 승리투수는 현재 한화 투수코치인 송진우, 세이브는 올해 준플레이오프 2차전 시구의 주인공 구대성이었다.

그로부터 4천28일이 지난 뒤, 같은 왼손 투수인 정우람이 대선배를 뒤따라 팀 승리를 지켰다.

정우람은 경기에 앞서 "이제 1패면 끝이니까 언제든 등판하도록 준비하겠다"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말뿐이 아니었다. 정우람은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순식간에 불을 껐다.

공은 한 개면 충분했다. 박정음을 상대로 1루수 땅볼을 유도, 정근우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이닝을 마쳤다.

한화 타선은 9회초 힘을 냈다. 1사 1루에서 김태균이 2루타를 때려 4-3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제 한화의 승리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3개. 정우람은 9회말 선두타자 김재현을 뜬공으로 처리한 뒤 서건창에게 안타를 내주고 동점 주자를 내보냈다.

위기에서도 정우람은 흔들리지 않았다. 송성문을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넥센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 제리 샌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샌즈의 방망이가 헛도는 순간, 승리투수가 된 정우람은 왼손을 불끈 쥐며 승리를 만끽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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