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美 볼턴, 러측 카운터파트와 회담…"INF 등 논의할 듯"
23일엔 푸틴 대통령과 면담 예정…미-러 긴장 고조 국면에 방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국가안보 수석 격)와 만나 회담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공보실은 이날 낮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서기와 존 볼턴 보좌관의 회담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의 첫 모스크바 방문 일정인 파트루셰프 서기와의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볼턴은 회담에서 시리아 내전, 이란 핵문제, 우크라이나 분쟁, 한반도 비핵화 협상 등 국제현안과 최악의 갈등 국면에 있는 미-러 양자 관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탈퇴 의사를 밝힌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 타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스크바(러시아 정부)가 합의를 위반했다"면서 "협정(INF 조약)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INF는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 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미국의 INF 탈퇴 경고에 강력 반발한 러시아는 방문하는 볼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파트루셰프 서기와의 회담에 이어 이날 저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만날 예정이다.
또 23일엔 크렘린궁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면담할 계획이며, 푸틴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와도 만나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의 방러는 시리아·우크라이나 문제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크게 악화한 미-러 양국 관계가 미국의 INF 조약 탈퇴 경고로 더 심각한 긴장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이루어졌다.
미-러 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양국의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당장 주목할 만한 합의가 이루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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