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 춘천 시내버스 협동조합이 인수…논란도 불거져

입력 2018-10-22 15:06
수정 2018-10-22 18:03
파산위기 춘천 시내버스 협동조합이 인수…논란도 불거져

최근 법원 회생 계획안 통과…춘천녹색협동조합 인수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의 한 협동조합이 법정관리로 파산위기에 몰렸던 춘천시의 유일한 버스운송업체인 대동대한운수를 인수하기로 했다.

협동조합이 시내버스를 인수하는 것은 국내 첫 사례로 관심이 높지만,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이하 조합)은 2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서울회생법원 M&A 절차의 관계인 집회에서 대동대한운수㈜ 인수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이 제출한 대동대한운수 회생 계획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들은 "조합은 M&A 과정에서 단지 인수자일 뿐 운영자가 아니다"며 "조합은 주주총회를 통한 운수회사 경영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길 바라는 희망을 담아 설립한 것으로 목적에 따라 조합원 가입신청서를 받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내년 초 최종 인수가 확정될 것에 대비해 운수회사의 운영방식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후 공론화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확정하고 운수회사의 경영진 공개모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양분된 노동자와 대화하고 춘천시와 협의 등으로 협동조합 설립 취지에 맞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공영제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지역사회는 조합의 운영 능력에 대한 의문과 특혜 시비도 일고 있다.

조합의 자금 조달 능력과 함께 설립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신생조합으로 경영 전문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대동대한운수는 현재 인수 규모가 약 78억원으로 조합은 인수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30억원을 납부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 초기 출자금이 적은 데다 현재까지 인수자금 대부분이 은행 대출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나머지 채무액 48억원은 춘천시가 대동대한운수 차고지를 매입해 갚는 방식으로 추진되자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다만, 48억원은 춘천시의 차고지 매입을 전제로 한 금액인 만큼 24일부터 열리는 춘천시의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통과해야 한다.

앞서 춘천시는 차고지 및 건물 매입을 위해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최근 입법예고, 임대를 주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상태다.

임대료는 연간 1억2천만원으로 추산된다.

  조합 측은 파산 직전의 시내버스 업체 인수에 나선 진정성을 흔드는 음해 등으로 설립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며 자금 출처 등에 대해서는 예민한 사항으로 밝힐 수 없고, 일각에서 제기한 이재수 춘천시장과의 관련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소속 운수종사자들은 파산 후 완전공영제를 주장하며 인수합병에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버스 운영과 무관한 협동조합이 일부 시민 출연금과 시의 지원금으로 회사를 인수해 경영하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고, 인수자금 마련 과정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조합 자본금 외에 나머지는 돈을 빌려서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시내버스 파행 운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은 조합과 사전 교류나 소통한 부분이 없는지를 밝히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대중교통 문화를 정작 시키기 위한 방안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춘천시는 기업 M&A는 개입하거나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춘천시는 최근 입장발표를 통해 "노조의 부분직장폐쇄 등으로 순환버스와 희망택시를 운행해 그동안 시비 약 1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며 "시내버스 파행운행을 막기 위해 시내버스 차고지 매입을 추진하는 것은 서울회생법원에서도 기업회생을 위해 권고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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