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준비 중 사망사고 책임 선장에 떠넘긴 선주 구속
(부안=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선박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과실을 선장에게 떠넘기고 선원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한 선주가 해경에 적발됐다.
전북 부안해양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선주 A(68)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4일 오전 9시 20분께 부안군 위도면 식도항에서 출항 준비를 하던 선원 B(60)씨가 선박에서 사고로 숨지자 자신의 책임을 은폐하고, 함께 있던 선원에게 경찰에 거짓진술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발생 당시 선원 B씨는 그물을 끌어 올리는 양망기에 팔과 다리가 끼어 숨졌다.
경찰이 출동하자 A씨는 'B씨 혼자 작업을 하다가 숨졌다'고 진술했다.
그는 '나 혼자 사고 장면을 목격했고 어떠한 작업 지시도 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또 선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고 당시 함께 있었던 베트남 국적 선원 C(30)에게 '사고 장소에 없었다고 말하라'고 거짓진술을 종용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이들 진술을 토대로 해경은 선박 사고의 책임을 지는 선장을 중심으로 수사했다.
당시 선장은 A씨의 지시로 작업 도구를 챙기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선장이 모든 사고 책임을 뒤집어쓸 뻔했지만, 해경은 사고를 목격한 이들을 조사하던 중 A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사고 당시 'A씨와 B씨 이외에 선원이 한 명 더 있었다'는 주변 어민의 진술을 확보해 이들을 추궁했다.
결국 A씨는 선박에서 자신이 작업을 지시한 사실, 외국인 선원에게 시킨 거짓진술 등을 모두 실토했다.
해경은 A씨를 상대로 보강 조사하고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부안해경 관계자는 "초기 수사 때부터 A씨는 현장에 사고를 당한 선원과 자신만 있었다고 진술해, 수사를 교란했다"며 "선장과 외국인 선원은 A씨의 보복이 두려워 시키는 대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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