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우승+세계 1위…제주에서 활짝 웃은 '팔뚝맨' 켑카
더CJ컵 최종일 8타 줄여 4타차 우승…1타 줄인 김시우는 공동23위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2승에 올해의 선수상을 받아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브룩스 켑카(미국)가 새 시즌에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보디빌더를 연상케 하는 굵은 팔뚝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를 앞세운 켑카는 21일 제주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PGA투어 더CJ컵 최종 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PGA투어 2018-2019년 시즌에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신고한 켑카는 우승 상금 171만 달러(약 19억3천657만 원)를 받아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특히 현재 세계랭킹 3위인 켑카는 이번 우승으로 현재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한꺼번에 추월해 새로운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게 된다.
이 대회에서 2위만 해도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켑카는 보란 듯이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를 꿰찼다.
켑카는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른 적은 있지만 1위는 처음이다.
켑카의 우승으로 PGA투어 시즌 세번째 대회인 더CJ컵은 지난 시즌 올해의 선수가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작년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2017-2018 시즌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직후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4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켑카는 '닮은꼴' 게리 우들랜드(미국)의 거센 추격에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켑카처럼 굵은 팔뚝에 장타를 휘두르는 우들랜드는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타수를 줄였다.
우들랜드는 9번 홀까지 6타를 줄이며 켑카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켑카가 버디 3개를 뽑아내고도 보기 2개를 곁들이며 주춤거린 틈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심기일전한 켑카는 우들랜드가 그린을 놓쳐 1타를 잃은 10번홀(파4)에서 4m 버디를 뽑아내며 2타차로 숨을 돌렸다.
우들랜드는 추격을 멈추지 않았지만 켑카는 더는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우들랜드가 12번(파5), 13번홀(파3) 연속 버디로 쫓아오자 역시 12번, 13번홀 줄버디로 달아났다. 13번홀(파3)에서는 티샷한 볼이 홀에 들어갈 뻔했다.
15번(파4), 16번홀(파4)에서 우들랜드가 또 연속 버디를 잡아내자 15번홀(파4) 5m 버디로 응수했다.
16번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바람에 그린을 놓친 켑카는 30m 밖 러프에서 웨지로 친 볼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은 칩샷 버디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켑카의 칩샷 버디 때 17번홀(파3)에서 우들랜드는 2m 파퍼트를 놓치면서 3타차로 밀려 더는 추격할 동력을 잃었다.
켑카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불과 160야드를 남기고 친 두번째샷을 홀 3m 옆에 떨궈 이글 퍼트를 집어넣는 화려한 팬 서비스로 우승을 자축했다.
지난 2월 피닉스오픈에서 통산 세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우들랜드는 버디 11개를 잡아내며 9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네타차 준우승(17언더파 272타)에 만족했다.
화창한 날씨에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마저 잠잠해지자 PGA투어 선수들은 작심한 듯 화끈한 버디쇼를 펼쳤다.
라이언 파머(미국)는 7개홀 연속 버디 등 10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코스레코드(10언더파 62타)를 갈아치우며 공동3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함께 공동3위에 이름을 올린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는 7언더파 65타를 쳤다.
애덤 스콧(호주)은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잡아내며 9타를 줄여 공동 10위(10언더파 278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스콧과 같은 공동 10위에 오른 애덤 해드윈(캐나다)도 8언더파 64타를 때렸다.
한국 선수들은 '안방'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1타를 줄인 김시우(23)가 공동23위(7언더파 281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 대회 2라운드 때 웹닷컴투어 올해의 선수, 신인왕 트로피를 받은 특급 신인 임성재(20)는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41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타를 줄여 임성재와 함께 공동41위를 차지한 맹동섭(31)은 국내파 7명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작년 우승자 토머스는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36위(5언더파 283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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