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원, 쌀 소비 홍보에 5년간 140억 썼다"

입력 2018-10-21 11:16
"농정원, 쌀 소비 홍보에 5년간 140억 썼다"

박완주 "쌀 소비량 줄어…농정원은 긍정 인식률 높아졌다며 자화자찬"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쌀 소비를 늘리자는 취지에서 5년간 100억원 넘는 혈세가 쓰이고도 정작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정원은 '쌀 소비 활성화 사업'으로 2014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5년간 139억2천만원을 집행했다.

농정원은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라 2012년 세워진 준정부기관이다. 농어업 인적자원 육성, 농식품·농어촌 정보화 촉진, 농어촌 문화 가치 확산·홍보 등의 사업을 한다.

농정원의 쌀 소비 활성화 사업은 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넓혀 쌀 중심의 식습관을 유도하고, 쌀 소비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관련 예산은 2014년 20억원에서 점점 늘어나 올해는 2배 이상 껑충 뛴 45억원을 받았다.

농정원은 이 사업의 효과를 검증하고자 매년 국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전화·개별 면접 조사를 하는 '쌀 소비 관련 국민인식도 조사'를 진행한다.

농정원에 따르면 '쌀 및 쌀 가공식품 긍정 인식률'은 2015년 91.6%, 2016년 93.1%, 지난해 94.2% 등 매년 높아지고 있다. '쌀 및 쌀 가공식품 구매 의향률' 역시 2015년 80.9%, 2016년 83.2%, 지난해 85.4%로 올라갔다.

박 의원은 농정원이 이를 근거로 "긍정 인식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정작 현실 경제에서 국내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10년간 쌀 소비량'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3년 67.2㎏에서 지난해에는 61.8㎏까지 떨어졌다.

박 의원은 "쌀 소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평가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농정원은 홍보사업의 성과 지표를 자체 설문 결과가 아니라 연도별 쌀 소비 증감률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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