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유럽순방 마치고 귀국길에…교황 방북 중재 성과
김정은 '北 초청' 의사 전하고 교황 사실상 수락 확인…비핵화 추동 주목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英·佛 정상 만나 대북제재 완화 논의
(코펜하겐=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프랑스 국빈방문과 이탈리아·교황청 공식방문,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유럽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7박 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0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코펜하겐 카스트럽 국제공항에서 환송행사를 마치고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마지막 유럽 순방지인 덴마크를 떠났다.
문 대통령은 순방에서 지난달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진전을 보인 한반도 비핵화 양상을 설명하고 항구적 평화정착을 앞당기려는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방문 기간에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한 초청 의사를 수락하느냐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교황청 공식방문 중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 위원장의 의사를 전달했고, 교황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공식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방북 의사를 밝혔다.
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교황이 방북 의사를 밝힘에 따라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는 이번 순방의 최대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 역시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 뒤 특별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발맞춰 종전선언과 함께 또 다른 상응 조치인 대북제재 완화로 완전한 비핵화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그러나 19일 폐막한 제12차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의장 성명에서 각국 정상은 북한을 향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등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요구하는 데 머물러 문 대통령의 구상 실현에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다자회의인 아셈에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 상황을 설명하며 이에 대한 유럽 정상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각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에서 정부의 비핵화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남북과 미중러를 중심으로 논의돼 온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에 대한 지지기반을 유럽까지 확대한 만큼 이 역시 한반도 비핵화 여정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honeybee@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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