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안우진, 3⅓이닝 무실점…준PO 최연소 승리투수
역대 3번째 고졸 신인 포스트시즌 데뷔전 승리 달성
(대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넥센 히어로즈 고졸 신인 우완투수 안우진(19)이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투수 신기록을 쓰며 팀을 수렁에서 건졌다.
안우진은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4로 역전을 허용한 4회말 2사 1루에서 오주원으로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올해 입단한 안우진의 데뷔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다.
안우진은 송광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깔끔하게 넘겼다.
5회초 넥센은 임병욱의 연타석 3점 홈런으로 6-4로 재역전해 4회말을 마친 안우진이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안우진은 득점 지원을 등에 업고 호투를 이어갔다.
5회말 선두타자 하주석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한 그는 최진행과 최재훈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최재훈을 상대로 던진 6구째는 시속 154㎞로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에 정확하게 꽂혀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강속구를 앞세워 5회를 넘긴 안우진은 6회부터 변화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바꾸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정은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베테랑 정근우와 이용규는 내야 땅볼로 요리했다.
6회 그가 던진 공은 단 8개였다.
7회 안우진은 선두타자 재러드 호잉에게 안타를 맞고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끊겼다.
무사 1루 위기에서 맞이한 이성열을 풀카운트 대결 끝에 몸쪽 슬라이더 유인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그는 김회성도 삼진으로 처리했다.
2사 1루에서는 하주석에게 초구 기습번트 내야 안타를 맞고 이날 경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대타 강경학을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여기까지가 안우진의 무대였다. 8회말 시작과 동시에 이보근에게 마운드를 넘긴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3⅓이닝 51구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마감했다.
투수 인력난에 시달리던 넥센은 안우진이 중간에서 버텨준 덕분에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7-5로 잡고 적지에서 2연승을 챙겼다.
만 19세 1개월 20일에 승리투수가 된 그는 KIA 소속이던 한기주(2006년 한화 준PO 2차전·19세 5개월 10일)가 보유했던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투수 기록을 새로 썼다.
이 부문 포스트시즌 기록은 18세 9개월 5일로, 2005년 한화와 PO 3차전 승리투수가 된 김명제(두산)다.
이와 함께 안우진은 염종석(롯데·1992년 삼성 준PO 1차전), 김명제(두산·2005년 한화 PO 3차전)에 이어 역대 3번째 고졸 신인 포스트시즌 데뷔전 승리 기록까지 썼다.
선발과 불펜 투수 모두 부족한 넥센은 가을 야구에서 각성한 안우진이 천군만마처럼 느껴진다.
안우진은 2018시즌 넥센 1차 지명 선수로 계약금 6억원을 받은 대형 신인이다.
휘문고 재학 시절에는 '선동열의 재림'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고교 3학년 때 학교폭력에 가담해 처벌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넥센 구단으로부터 전지훈련 제외와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한 안우진은 5월 말 1군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속 150㎞ 강속구를 갖고도 타자와 대결에 쩔쩔맸다.
결국, 안우진은 정규시즌을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9라는 평범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가을 야구에서 안우진은 달라졌다. 이제 그는 상위 라운드에서 대기하는 정규시즌 2위 SK, 1위 두산이 경계하는 선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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