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난민 환영행사·반대집회 동시에…각 1천명 참가
인권단체 "모든 인간은 존엄…난민은 테러리스트 아니라 손님"
난민반대단체 "국민이 싫다면 싫은 것…인도적체류 철회하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토요일인 20일 주말을 맞아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난민 환영행사'와 '난민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양측은 광화문광장을 사이에 두고 주최 측 추산으로 1천여명씩 모여 각자 다른 목소리를 냈다.
서울 세종로공원에서는 국내 주요 공익변호사단체와 인권단체들이 '2018 REFUGEES(난민) WELCOME(환영) 문화제'를 열고 "한국 시민사회는 난민을 환영하며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난민 환영 선언'을 통해 "다름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우리의 삶과 인간관계를 더 풍요롭게 한다"면서 "모든 사람은 존엄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다름'은 '가짜'나 '혐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들은 "가짜뉴스가 혐오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사이, 난민 배제 분위기는 더 강화되고 난민 지위를 쉽게 주지 않는 정부 정책은 견고해지고 있다"면서 "차별과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국경을 넘은 난민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주(州)에서 온 국내 거주 난민 A씨는 "나는 대한민국에서 걱정 없이 살 수 있어 행운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전쟁 등 엄청난 위험에서 벗어나 우리 삶을 새로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했다.
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은 "대한민국도 식민지와 독재를 겪으면서 일부 국민이 난민이 돼 국제사회 도움을 받았고, 이제 약자를 챙길 여력이 있는 경제 대국이 됐다"면서 "한국인이 먼저 경험했던 아픔을 가진 시리아·예멘 난민이 이제 한국의 친절과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들이 언젠가 조국에 돌아가 한국에서 경험한 경제 개발과 민주주의, 인권을 전하길 바란다"면서 "난민은 테러리스트나 범죄자가 아니라, 잠시 머무는 손님"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 북단을 사이에 두고 세종로공원의 맞은편인 광화문 열린시민마당 인근에서는 '난민대책 국민행동'이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를 열고 "국민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인도적 체류라며 제주의 예멘인 중 75%를 수용해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면서 "국민이 싫다면 싫은 것인데 국민의 의사 표현을 입막음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는 인도적 체류 결정을 철회하고 예멘인 전원을 추방하라"면서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과 국가인권위원회에도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7일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올해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481명 중 339명에 국내 인도적 체류를 허가하고, 일부는 불인정하거나 보류했다. 19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송파구 한 중학교의 이란 국적 학생에 대해 난민 지위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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