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평화협상·구호활동 유엔 책임자들 줄사퇴

입력 2018-10-19 17:26
시리아 평화협상·구호활동 유엔 책임자들 줄사퇴

정부 쪽으로 전세 기운 뒤 러시아 영향력 확산에 유엔 무기력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8년째로 접어든 시리아 내전에서 평화협상과 구호활동을 이끌던 유엔의 책임자들이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시리아 인도주의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얀 에겔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말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에겔란의 사임은 4년간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평화협상을 이끌었던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의 사퇴 발표 후 하루 만에 나왔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개인적인 이유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내달 말까지만 특사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에겔란은 지난달 고용 계약을 갱신했을 때 이미 11월 말 사퇴할 생각이 있었다면서 자신의 결정은 데 미스투라 특사의 사퇴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3년간 노르웨이 난민위원회를 이끌면서 동시에 시리아 인도주의 TF를 책임지는 게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시리아 내전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유엔의 노력이 아무런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물러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유엔이 중재하던 시리아 평화협상은 전세가 정부군 쪽으로 완전히 기울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의 입김이 커지면서 유엔은 평화협상 테이블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잃었다.

러시아는 제네바 회담과 별도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잇따라 별도 회담을 열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아사드 정부는 유엔이 주도하는 개헌위원회 구성 회의 등을 거부하고 있다.



에겔란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후임이 돼 TF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하던 일은 아직 절반도 마무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군 최후 거점인 시리아 이들립에서 러시아와 터키가 확전을 피하고 완충지대를 유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3년간 목표를 이루기에는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내주 시리아에서 전후 개헌위원회 구성을 시리아 정부 쪽과 논의할 예정이지만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는 "11월까지 개헌을 논의할 위원회가 구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