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美정보당국 카슈끄지 위협 사전인지 여부 조사해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정보기관들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에 대한 살해 위협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미 의회가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촉구했다.
WP는 논평 기사를 통해 또 사우디가 급박한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미 상하원 정보위원회가 사우디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에 대해 정보기관들이 파악, 분석하고 있는 바에 대해 긴급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WP는 카슈끄지가 미국 체류자로 '미국인' 신분임을 지적, 미 정보기관들은 그에 대한 모든 치명적인 위협에 대해 사전 경고할 의무가 있다면서 의회는 정보기관들이 이러한 책무를 다했는지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의회가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정보당국의 정보가 트럼프 백악관에 의해 정치적인 이유로 왜곡됐을 개연성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P는 사우디가 미 정보기관들에 '블랙홀'이 돼왔다면서 의회가 사우디에 대한 정보 사각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사우디가 카슈끄지 사건으로 존망의 변곡점(tipping point)에 처한 만큼 미국으로선 사우디가 이런 상황에 부닥친 배경과 현재 진행 방향 등에 대해 시급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WP 칼럼니스트 데이빗 이그내티우스는 이번 사건이 1914년 1차 대전을 유발한 프란츠 페르디난드 오스트리아 왕세자 암살 사건이나 1944년 나치 독일 지도자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과 유사한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사우디 내 상황을 전하면서 카슈끄지 사건을 중요성 면에서 이들 대사건과 비교할 수 없지만 중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연쇄적 사건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WP는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일브리핑에 포함된 사우디 관련 내용을 빠짐없이 살펴봐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일일브리핑에 중요한 사태 진전이 빠졌다면 그 이유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P는 ▲ 2015년 살만 국왕 승계 과정에서 왕위 승계를 승인한 이른바 '충성위원회'의 역할과 ▲ 빈살만이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대신해 왕세자를 승계하는 과정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를 사전에 경고했는지, 그리고 빈살만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간의 개인적 친분이 사우디 궁정 '쿠데타'에 대한 정보당국의 평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사우디 정보국 부책임자에 오르면서 빈살만 왕세자의 핵심 측근이 된 아메드 알-아시리 소장이 지난달 비밀특수공작을 위해 '타이거 팀'을 조직한 데 대해 정보당국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도 의회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W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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