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 미국대사에 '볼턴 측근' 그레넬 검토
유엔서 7년간 '미국의 입'…독일대사 부임후 "보수주의 지지" 설화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자외교 정책을 담당할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 리처드 그레넬(52) 현 독일 주재 미국대사가 검토되고 있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유엔 대사인 니키 헤일리는 올해 말 사임할 계획이다.
폴리티코는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말을 인용해 그레넬 대사가 지난주 백악관에서 이 문제로 관리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열린 백악관 외교·안보 관련 회의에서도 몇몇 참석자가 '선호하는 유엔대사 후보'로 그를 추천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만 하더라도 "그레넬은 잘하고 있어서 자리이동을 시키고 싶지 않다"며 인선에서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진지하게 고려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그레넬 대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이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05∼2006년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있을 당시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이 그레넬 대사였다.
그는 2001∼2008년 7년 동안 유엔 미국대표부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최장수 미국대표부 대변인'의 기록을 세웠다.
유엔을 떠난 후 2012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의 캠프에서 활동했고, 트럼프 정부 후 지난 5월 주독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독일대사로 상원 인준을 받는 과정에서 여성의 외모에 대한 트윗 글이 문제가 돼 한때 민주당 의원들이 제동을 걸기도 했다.
그는 대사로 부임해서도 외교 관례를 깨는 돌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는 6월 초 미국의 극우성향 매체인 브레이트바트 인터뷰에서 "나는 정말로 유럽 전역에 있는 다른 보수주의자들과 지도자들에게 힘을 싣고 싶다"고 말해 독일 정치인들로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레넬 대사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앞에서 독일대사로서 선서할 때에도 자신의 오랜 파트너와 자리를 함께 했다.
공화당 내부에서 동성애자로는 최고위 공직까지 오른 인물로 평가되나, 과거 모르몬교를 믿는 롬니 진영에서는 그의 대선캠프 자문관 채용에 반발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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