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러밴' 이민행렬에 "민주당이 배후" 주장
"선거앞두고 금전적 후원" 음모론 제기…미 언론 "증거없이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중미 출신 이민자들의 미국행 행렬에 '민주당 배후론'을 꺼내 들었다.
11월 중간선거 정국에서 '캐러밴'(Caravan·마약, 폭력,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멕시코 남부에서 도보나 차량을 이용해 미국과의 국경으로 향하는 중미 출신자들의 행렬) 등 이민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띄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몬태나주 미줄라에서 열린 정치 유세에서 민주당과 그 동맹들이 캐러밴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이민이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며 민주당이 이민자들을 후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미국으로 오는 모든 사람이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들이 민주당 측의 돈을 받고 국경으로 몰린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선거날까지 국경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이민자들)에게 많은 돈이 흘러들어 갔다"며 "왜냐하면 그들이 생각하기에 그것은 우리한테 부정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거도 없이 '음모론'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또 합법적인 미 시민권자만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고, 이들 이민자가 국적을 획득하고 유권자로 등록하는 과정은 11월 6일 전에 끝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천여명의 온두라스 출신 이민자로 구성된 캐러밴은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지난 12일 온두라스 북부 산 페드로술라시를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캐러밴 행렬을 언급, "멕시코가 이같은 맹공격을 중단시킬 수 없다면 미군을 소집하고 남쪽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한편 이날 유세에서 자신의 열성적인 지지자인 맷 로젠데일 상원의원 후보자를 돕기 위해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후보인 존 테스터 민주당 상원의원을 향해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테스터 의원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으로 보훈장관에 지명됐던 로니 잭슨의 위법행위를 폭로, 트럼프 대통령이 "몬태나의 재앙"이라 불러왔던 인물이다.
상원 보훈위원회 소속인 테스터 의원은 전·현직 동료 23명을 인터뷰해 잭슨의 위법행위 의혹을 담은 메모 공개를 주도했다. 이후 자질논란이 가중되자 잭슨은 사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테스터는 그를 매우 지독하고 끔찍하게 공격했다"며 "그게 정말로 내가 여기 온 이유"라고 말했다.
또 테스터 의원이 성폭행 미수 의혹이 불거졌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인준 과정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캐버노를 낙마시키기 위해 '무자비한' 캠페인을 펼쳤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은 투표 과정에서 그(캐버노)가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기억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캐버노와 캐러밴, 법과 질서, 상식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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