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로 아동 찌르고 CCTV 사각지대서 폭행 보육교사 '집유'

입력 2018-10-22 10:20
바늘로 아동 찌르고 CCTV 사각지대서 폭행 보육교사 '집유'

감독소홀, 학대 제지 못한 어린이집 원장에겐 벌금형 선고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4세 아동을 날카로운 물체로 찌르거나 화장실 등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데려가 폭행한 전 보육교사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보육교사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어린이집 원장에게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천종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 특례법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보육교사 A(65)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어린이집 원장 B(43)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범죄사실을 보면 2016년 3월께 부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A씨는 C(4)군이 말을 안 듣고 장난감 정리를 하지 않는다며 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물체로 C군의 엄지손가락을 찔러 피나게 했다.

같은 날 C군이 피해 사실을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말하자 A씨는 C군을 화장실로 데려가 손바닥으로 머리, 엉덩이, 허벅지 등을 때렸다.

A씨는 그해 12월 9일에도 점심시간에 C군이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실 내 CCTV가 촬영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 주먹으로 가슴, 배, 머리 등을 10여 차례 폭행해 재판에 넘겨졌다.

천 판사는 "A씨는 아동을 보호해야 함에도 신체적,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고 B씨는 피해 아동의 할머니로부터 보육교사의 폭행에 관해 몇 차례 들은 적이 있지만 A씨의 아동학대를 적절히 제지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천 판사는 "피해 아동과 그 가족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은 피해 아동 측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다만 A씨가 보육교사를 그만뒀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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