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팀의 비애…롯데·kt·NC 감독 교체, 단장도 대거 사임
조원우 롯데 감독 경질, 김진욱 kt 감독 사퇴…유영준 대행도 프런트로
차명석 LG 단장, 이숭용 kt 단장 등 선수 출신 단장은 여전히 유행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상위권 팀들이 가을 잔치를 즐기는 10월, 하위권 팀은 벌써 겨울을 맞았다.
사흘 동안 3개 구단에서 사령탑을 바꿨다. 3개 구단 모두 하위권 팀이다.
시즌 막판 KIA 타이거즈(5위)에 밀려 아쉽게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놓친 롯데 자이언츠(7위)는 19일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양 감독은 13년 만에 롯데 1군 감독으로 복귀했다.
롯데는 "조원우 감독을 경질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자진 사퇴 등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조원우 전 감독은 계약 기간을 2년이나 남기고, 롯데 더그아웃에서 물러났다.
하루 전인 18일에는 9위로 시즌을 마감한 kt wiz가 "김진욱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전했다. 김진욱 감독도 계약 기간 1년이 남았지만, 이를 채우지 못했다. kt는 아직 신인 사령탑을 정하지 않았다.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10위)에 그친 NC 다이노스는 17일에 이동욱 전 수비코치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NC의 감독 교체는 예고된 일이었다.
NC는 지난 6월 '초대 사령탑' 김경문 전 감독을 내보내고, 유영준 당시 단장을 감독대행에 앉혔다. 유영준 감독대행은 4개월 여의 감독대행 생활을 마치고 프런트로 돌아갈 전망이다.
KBO리그에서 '계약 기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는 많다. 성적이 부진하면 감독은 단명할 수밖에 없다.
조원우 전 감독은 지난해 10월 '3년 재계약'을 했지만, 1년만 더그아웃을 지켰다. 지난해 3위에 올랐던 롯데가 올해 7위로 추락하자, 여론이 싸늘해졌다. 조 전 감독과 이견이 있었던 롯데 구단은 과감하게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김경문 전 감독도 NC와 2019년 11월까지 계약한 상태였지만, 팀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철퇴를 맞았다.
김진욱 전 kt 감독은 팀이 2017년 10위, 2018년 9위에 그치자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6위 삼성 라이온즈의 김한수 감독, 8위 LG 트윈스의 류중일 감독은 일단 '감독 교체 바람'은 피했다. 김한수 감독은 2019시즌까지 계약한 상태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계약을 했고, 이제 첫 시즌을 보냈다.
일단 하위권의 감독 교체 바람은 멈췄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에는 신임 감독 한 명이 탄생한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K 와이번스는 트레이 힐만 감독이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혀, 새 사령탑 선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는 가을 두 명의 신임 감독(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 류중일 LG 감독)을 맞이했다. 이번 가을에는 최소 4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는다.
감독들이 이동하면서 찬 바람을 맞은 코치도 많다. LG는 강상수 투수코치, 박종호 수비코치 등 코치 8명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 kt에서도 이상훈 2군 감독과 김용국 2군 야수 코치 등 7명이 팀을 떠난다.
단장 교체도 활발하다. 최근 유행하는 '선수 출신 단장'이 여럿 탄생했다.
이숭용 kt 코치가 팀의 단장으로 올라섰고, LG는 양상문 단장의 빈 자리를 과거 팀의 수석 코치로도 일했던 차명석 해설위원으로 채웠다. NC만 비 경기인 출신 김종문 단장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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